▲ 카오게임즈가 코스닥상장을 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로비 전광판에 시세가 게시되어 있다. 제공=한국거래소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카카오게임즈(293490)가 ‘따상상’(공모가 2배 상장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면서 상장 이틀 만에 코스닥 시가총액 3위로 뛰어올랐다. 다만 첫날 56만1750주 거래량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는 이튿날 전날의 약 8.5배 수준인 479만8424주가 거래돼 추후 상승 모멘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장 초반부터 상한가(8만1100원)로 직행한 이후 이를 유지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5조9396억원으로 시가총액 3위인 알테오젠(5조6600억원)을 뛰어넘었다. 

전날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 2만4000원의 두 배인 4만80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승 제한폭(30%)까지 오른 6만2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하루 만에 160%의 수익률 냈다. 이날도 상한가를 기록해 공모가 대비 3.3배인 237.9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첫 거래일에 56만1750주에 불과했던 거래량은 이날 거래 시작 10분 만에 400만주를 넘어서며, 장마감 기준 전날의 8.5배를 넘는 479만8424주가 거래됐다. 거래대금은 3890억원에 달한다. 이날 거래량은 차익실현 물량과 추가 배팅 물량이 맞물리면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된다.

이에 다음 주 카카오게임즈가 상한가를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총 발행 주식 수는 약 7320만주다 최대주주와 우리사주조합, 기타 자발적 보호예수를 제외한 유통 가능 주식 수는 2319만주다. 이 중 기관 투자자들에게 배정된 물량 중 의무보유확약을 건 물량(58.59%)을 제외하면, 현재 매도 가능 주식은 1659만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22.6% 수준이다.

전날과 이날에만 전체 거래 가능 물량의 30% 이상이 시장에 풀렸다.  특히 이날 거래량의 절반 이상은 개인투자자들에게서 나왔다. 이날 장 시작 동시에 대기하던 상한가 물량이 전부 거래됐으며, 전날 2700만주 수준을 기록했던 매수 대기잔량은 이날 726만주(약 5887억원)로 줄었다. 즉 이후에도 상한가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줄었다는 의미다.

신영증권 윤을정 연구원은 “이날 매도 물량이 많이 나온 것으로 나타나 좋은 방향의 거래량 폭증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기관을 중심으로 1개월 의무보유확약이 걸려있는 물량(약 660만주)이 꽤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증권사의 적정주가도 이날 주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전후 증권사에서 발표한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 평균은 3만5000원 수준이다. 이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이후 제시된 미래에셋대우의 4만2000원이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3조745억원이다.

한 증권사 관계사 “앞서 동일 업종인 넷마블과 펄어비스도 IPO 직후 준비됐던 대작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80배, 200배를 기록한 적이 있다”라면서도 “카카오게임즈도 오버슈팅이 단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11일 카카오게임즈의 PER은 411배로 지나치게 과열된 측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 채팅방, 주식투자 관련 커뮤니티에는 카카오게임즈의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대하는 의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의 입김이 거세다. 미국 나스닥 지수가 4% 폭락한 지난 4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약 1조2854억원 매수하며 하방 압력을 일정 상쇄헸다. 유안타증권 김광현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 속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는 한편 공매도 제한 조치가 연장되면서 개인의 수급 영향력이 더욱 높아졌다”라며 “현 상황에서 주가는 펀더멘털보다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윤을정 연구원은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주가가 더 갈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라며 ”다만 업계에서 예상한 카카오게임즈의 기업 가치 가치는 현재보다 낮다. 다음 주 중반쯤에는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SK증권 이진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펀더멘털보다는 심리적 측면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가 개인 주도 장세인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변수가 될 수 있다”라면서도 “다만 월요일에도 상한가를 이어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