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출처=산업은행

[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연임됐다. 산업은행 수장의 연임은 역대 네 번째에 불과하며 무려 26년 만이다. 직함을 총재에서 회장으로 바꾼 이후에는 첫 사례로 이 회장이 지난 3년간 보여준 기업 구조조정 성과가 반영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 취임 이후 한국GM,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동부제철 등 굵직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다. 앞서 몇 명의 회장이 손대지 못하고 오랫동안 쌓여있던 현안을 불과 1년여 만에 해소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유동성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한국은행과 손잡고 저신용등급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을 위한 특수목적기구(SPV)를 설립해 가동중이다.

한국판 뉴딜사업도 뒷받침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제1차 전략회의에서 “시중 부동자금이 한국판 뉴딜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책금융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수장 자리는 연임은커녕 임기를 마치는 것조차 어려운 자리로 여겨진다. 국가 정책금융의 중추 역할을 하는 자리인 만큼 정부 정책에 따라 운영 방향이 바뀌는 산은의 특성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임기를 마친 인물이 한 명도 없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산업은행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정부도 기업 구조조정과 지원 업무의 연속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 회장이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과제도 남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