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M은 석유 가스 산업 뿐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채택이 더딘 은행과 제조업 같은 산업에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방식의 제휴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출처= Amstar Technolog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IBM이 퇴출 위기의 사양 산업으로 간주되는 석유 및 가스 산업에 더 크게 관여하기를 원한다.

IBM은 유전 서비스 대기업인 슐럼버거(Schlumberger)와 손잡고 석유·가스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실시간 데이터와 소프트웨어에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은 슐럼버거의 DELFI라고 하는 일련의 앱들을 IBM 기술에 접목해, 시추 장소 조사 같은 컴퓨팅 집약적인 프로세스에 크게 의존하는 석유 및 가스 회사에 디지털 도구를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어, IBM이 개발한 소프트트웨어는 특정 지역의 토양과 경관이 시추에 좋은지 또는 시추를 진행하면서 석유가 매장된 곳으로 올바른 각도로 시추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슐럼버거의 올리비에르 르 퓨흐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은 우리 산업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 업계 전체가 다음 수준의 효율성, 생산성, 성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석유 가스 산업을 위한 기술 플랫폼

슐럼버거와의 제휴는, 기업들이 자체적인 사내 서버 외에도 여러 클라우드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설정인 이른 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에 대한 IBM의 큰 도전 중 하나다. IBM이와 같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형태의 비즈니스를 주구할 수 있는 것은, 지난 2019년 7월 340억 달러에 인수한 레드햇(Red Hat)의 소프트웨어가 그런 다양한 공간 사이에서의 데이터 이동을 용이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당시 IBM 클라우드 비즈니스 사업본부장으로 레드햇 인수를 추진했던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우리는 하이브리드 접근방식이 하나의 클라우드에만 의존하는 일반적인 접근방식보다 고객에게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IBM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역량은 슐럼버거와의 제휴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기존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되며,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등의 기능이 내장된다.

슐럼버거의 DELFI 플랫폼은 인기를 얻었지만, 한 가지 문제는 특정 클라우드 제공자를 사용하는 기업만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규제 당국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법을 지시하는 경우가 많아 메이저 클라우드 제공업체보다는 지역 클라우드 서비스나 전통적인 데이터 센터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IBM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툴을 이동시킴으로써 슐럼버거의 소프트웨어는 이제 데이터 저장 방법과 상관없이 전 세계 모든 석유 및 가스 회사에 제공될 수 있게 되었다.

크리슈나 CEO는 "우리가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방식으로 인해 슐럼버그 소프트웨어를 모든 인프라에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이제 우리의 제휴로 시장이 활짝 개방되었다”고 말했다.

올해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유가 하락 사태로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 석유·가스산업의 비용 절감뿐 아니라 이 산업의 지속가능으로의 길도 열리게 되었다고 슐럼버거의 퓨흐 CEO는 설명했다.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업계의 탄소 배출을 줄이고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가장 큰 동인이 될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제휴에 투자

슐럼버거와의 제휴는 IBM이 가장 원하는 유형의 제휴 형태다. IBM은 클라우드 컴퓨팅 채택이 더딘 은행과 제조업 같은 산업에도 이 같은 유형의 제휴를 추진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가지고 있다.

크리슈나 CEO는 "IBM이 주로 기업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최종 사용자와 직접 부딪히는 일은 없지만 다양한 산업 분야의 대기업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슐럼버거와의 제휴로 모든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요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IBM이 지난 달 발표한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IBM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일하는 기업의 생태계를 성장시키기 위해 제3자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에 투자할 것을 약속했다.

시장조사 전문회사 포레스터(Forrester)의 테드 샤들러 애널리스트는 "대기업들은 클라우드에서 실행하고자 하는 다양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하나의 클라우드에서 그 모든 것을 실행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어떤 회사도 모든 것을 한 바구니에 담으려 하지 않지요. 그들은 모든 클라우드를 이어주는 방법을 필요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