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보험금 지급 과정이 전산화되고 청구 절차가 간소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구건수가 미미한 보험사를 제외했을 때 생명보험사 중에선 푸르덴셜생명이, 손해보험사에선 삼성화재가 보험금을 가장 빨리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험금을 가장 늦게 지급한 생보사는 AIA생명, 손보사는 에이스손해보험으로 확인됐다.

9일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생보·손보사들의 보험금 지급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각각 2.07일, 0.97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0.21일, 0.22일 줄어든 수치다. 보험금 평균 지급기간이 낮을수록 고객들이 보험금을 빨리 수령했다는 의미다.

▲ 출처=생명보험협회 공시

보험사별로 보면 생보사 중에선 푸르덴셜생명이 평균 지급기간 0.9일로 가장 빨랐다. 지급기간 비율 산출의 모수가 되는 보험금 청구건수(2000건 미만) 등이 적은 보험사는 순위에서 제외한 결과다.

메트라이프생명은 1.15일로 푸르덴셜생명의 뒤를 이었다. 이후 미래에셋생명(1.17일), KB생명(1.21일), 교보생명(1.59일), 오렌지라이프(1.61일), NH농협생명(1.66일), 동양생명(1.75일), ABL생명(1.76일), 라이나생명(1.87일), 삼성생명(2.04일), DB생명(2.1일), 신한생명(2.26일), KDB생명(2.85일), 흥국생명(3.19일), 한화생명(3.52일), AIA생명(4.1일) 등의 순이었다.

손보사에선 삼성화재가 평균 지급기간 0.64일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AXA손해보험(0.67일), 현대해상(0.72일), 한화손해보험(0.8일), 흥국화재(0.8일), AIG손해보험(0.83일), NH농협손해보험(0.88일), KB손해보험(0.94일), DB손해보험(1일), 롯데손해보험(1.15일), 메리츠화재(1.23일), 하나손해보험(1.27일), MG손해보험(1.61일), 에이스손해보험(2.12일) 등으로 나타났다.

▲ 출처=손해보험협회 공시
보험금 지급업무 전산화에 처리 속도 단축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은 보험금 지급 과정이 전산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일일이 사람이 처리했던 보험금 지급 업무를 시스템이 자동으로 처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이 보험금 청구를 위해 보험사에 보낸 서류 등을 전산상 자동으로 지급하는 보험사가 있고, 사람이 직접 처리하는 보험사가 있다. 이러한 시스템 비중의 차이가 각 사의 보험금 지급 속도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지급 업무가 자동으로 처리되는 경우에는 대부분 당일에 보험금 지급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편의성을 높인 보험금 청구 채널도 활성화 되고 있다. 최근 여러 보험사들은 가입자가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보험사 앱 등 모바일을 통한 가입자들의 보험금 청구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용이해지면서 지급 절차도 간소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보험사는 보험금 청구서류를 접수한 날부터 3영업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해야한다. 청구된 보험금을 이 기간 안에 주지 않을 경우 보험사는 계약자에게 해당 사유를 알려줘야 하며, 추가 조사 등의 절차를 진행한 후 생보사는 10영업일, 손보사는 7영업일 안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보험금 지급 지연 사유로는 △지급 사유조사 △소송 및 분쟁조정 △수사 기관수사 등이 주로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생보사는 종신보험 등 손보사보다 보험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보험금 평균 지급 기간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영수증만 확인하면 처리가 가능한 단순 청구건이 많은 보험사가 있는 반면, 보험금 지급 심사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후유장해 등의 관련 청구건이 많은 회사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도 각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기간 차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