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 제1공장에서 직원들이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신약 ‘CT-P59’의 상업용 의약품 생산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생산 계획은 임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시 치료제를 빠르게 환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선제적 결정이다.

다만 이달부터 생산에 돌입할 CT-P59가 상업용이 아닌 임상용ㆍ검증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확인 결과 셀트리온이 곧 생산할 검증용 CT-P59는 추후 상업용으로 활용할 수 있고 기업의 선택에 따라 임상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검증용이라는 지적은 상업 생산 절차의 일부를 떼어 본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CT-P59 생산, 상업용ㆍ임상용ㆍ검증용?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2상과 3상 시험계획서(IND)를 시험 중”이라면서 “9월 중에는 항체 치료제 대량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신약 CT-P59로 보인다.

추후 방대본의 수정 공지에 따르면 이달 대량생산 예정인 신약후보물질은 ‘생산공정 검증용’이다. 이는 상업용 생산시설에서 만들게 된다. 공정검증배치(Process validation batch)는 대량생산시설에서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앞서 규정된 공정 및 절차에 따라 규제기관으로 확인을 받기 위한 일부 초기 물량이다.

승인을 받은 후에는 PV배치에서 생산된 의약품도 이후 생산되는 상업생산물량과 마찬가지로 상업적인 판매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검증배치는 상업생산 또는 대량생산과 다른 개념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검증용 의약품은 추후 기업의 선택에 따라 임상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공정검증배치를 반드시 임상물량 공급 목적으로만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규제당국이 공정검증배치를 검토하는 이유로는 의약품 특성상 제조, 생산 시 안정성과 품질관리 등이 중요한 점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생산 관리(CMC, ChemistryㆍManufacturingㆍControl) 부문으로 보고 있다. CMC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검증해 품질을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제약바이오 기업에는 의약품 개발 시 전임상ㆍ임상용 약을 만들거나 인허가 획득 후 출시를 목적으로한 의약품의 대량 생산을 담당하는 CMC부서가 있다.

의약품 생산 시에는 밸리데이션도 중요하다. 이는 약을 만들 때 제조 공정이 미리 설정된 기준과 품질 특성 등에 적합한 제품을 일관되게 제조된다는 것을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절차다. 밸리데이션은 시험방법, 세척과정, 공정, 시스템, 제조지원시설 및 업무종사자의 직무 훈련과 관리 등에 적용된다.

셀트리온은 이번에 생산할 공정검증배치를 통해 규제당국으로부터 CMC와 밸리데이션 등을 인정받을 시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검증용배치는 상업용 의약품 생산을 위한 절차 중 하나로 풀이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상업용으로 생산과 공정을 확립한다는 뜻”이라면서 “식약처의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받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과 허가가 났을 때 승인된 GMP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CT-P59, 임상ㆍ밸리데이션 순항 시 연말 허가 기대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신약 CT-P59의 3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곧 추가로 2개 임상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한 임상 1상에서 대상자 투약이 완료 돼 데이터를 검증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한국과 영국에서 각각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식약처에 임상 2상과 3상의 IND를 제출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앞서 “이달 말부터 2상과 3상 진행을 희망한다”면서 “2상의 결과가 안전성 등에서 탁월하다고 생각되면 연말까지 긴급사용신청을 하고, 늦어도 3상을 2021년 5월까지 성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상업용 의약품 생산과 관련한 밸리데이션 등에 소요되는 기간은 대개 6개월에서 2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서정진 회장이 직접 임상, 생산 등에 의지를 갖고 진행하는 점, 이달 공정검증배치 생산 등을 시작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할 시 3개월 후에는 상업용 의약품으로 조건부허가 등을 획득해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진 회장은 앞서 “이달부터 대규모 선행 생산 계획을 진행 중”이라면서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