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생산기지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글로벌 제약사 GSK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중화 항체 치료제의 위탁생산(CMO)에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으로 연구 중인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CMO 계약을 따냈다. 이 기업은 또 미국계 바이오테크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개발생산(CDMO)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의 역량이 주목된다.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삼성바이오로직스, 코로나19 치료제 생산기지 부상

삼성바이오로직스는 GSK와 4400억원 규모 코로나19 치료제 CMO 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해 매출 7015억원의 63% 수준이다. 지난 2016년 상장한 후 단일 공시 기준 최대 계약금액이다. 해당 코로나19 치료제는 비어와 GSK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중화 항체 ‘SARS-CoV-2 mAb’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 완치환자의 항체를 분리해 만들어졌다. SARS-CoV-2 mAb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임상 간소화 절차인 패스트트랙 승인을 받아 타 치료제 대비 품목허가를 빠르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비어와 GSK는 코로나19 치료제 품목허가 후 빠르게 약을 글로벌 곳곳에 공급하기 위해 생산역량과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춘 생산기지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는 36만4000리터로 글로벌 1위다. 이어 베링거인겔하임이 30만리터, 론자가 28만리터 수준이다.

수주 경쟁력으로는 생산 역량에 더해 최신 설비와 글로벌 규격을 갖춘 공장 수준 등이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2021년부터 제3공장에서 본격 생산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18만리터의 생산설비와 ‘N-1 Perfusion’ 등의 첨단기술을 갖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이다.

3공장은 글로벌 인증기관인 영국 표준협회(BSI)로부터 사업연속성 관리시스템 국제 표준인 ISO22301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생산시설에 대한 안정적 제품 생산 및 위기 대응 능력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이라면서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치료제 CMO 수주를 비롯,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매출의 2.5배 수준인 1조8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수주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P(People·Process·Portfolio) 혁신으로 이 같은 고도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이오제약 산업의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주요 백신 2개 생산 전망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건복지부 등과 협력해 글로벌 주요 코로나19 백신으로 꼽히는 후보물질 2개를 CMO 및 CDMO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기업은 우선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 ‘AZD1222’를 CMO 할 전망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지난 4월에서 5월 사이 영국 내 병원 5곳에서 임상시험을 거친 결과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2차 접종을 거치면 42일 후 100% 형성됨이 확인됐다.

노바백스와는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 ‘NVX-CoV2373’의 CDMO를 진행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항원 제조 기술을 이전받아 추가 공정을 개발하고 생산까지 맡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백신 CMO 및 CDMO 계약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기반을 두고 국가와 시장 등의 필요 등이 자체 역량과 맞물려 이뤄졌다”면서 “백신 생산시설 등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한다는 부분이 잘 알려져 있던 이유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 계약 대상 기업과의 기존 네트워크 등이 계약 체결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백신 공장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백신 생산을 위한 선진적 기반기술 및 생산설비를 보유해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비롯한 차세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대지면적 6만3000㎡에 최첨단 무균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개발 즉시 대량생산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CMO 및 CDMO 사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L하우스 연간 생산량을 완제 기준 기존 1억5000만도즈에서 3배 이상 확대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은 자체 개발도 하고 있으며 해외 CMO·CDMO도 수주를 받는 등 투 트랙 전략을 가동 중이다”면서 “한국 기업으로 정부 정책에 발 맞춰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에도 백신을 빨리 공급해야 하므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