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 500편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했던 테슬라가 결국 편입에 실패했다.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테슬라가 S&P 500지수 편입에 실패하면서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던 테슬라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수의 편입을 결정하는 S&P500 지수위원회는 지난주 전자상거래 사이트 엣시(Etsy), 자동 테스트장비 개발회사 테라다인(Teradyne), 제약회사 캐탈런트(Catalent)를 S&P500지수에 편입시키기로 결정했지만 S&P 500에 가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했던 테슬라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테슬라의 주가는 8일 21% 하락해 사상 최대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8일 하락를 포함해 9월 들어 34% 하락했지만 이 회사의 주가는 올 초에 비해 여전히 4배 가까이 올랐다. 테슬라의 시장 가치는 3080억 달러(367조원)에 달해 시총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회사의 반열에 올랐다.

테슬라의 S&P500 탈락은 테슬라 주가 매입에 적극 나섰던 투자자들에게는 특히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테슬라의 최근 분기 실적 발표와 주식 분할 계획을 보고한 후 많은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데에 많은 돈을 걸었다.

확실히 그들은 너무 앞서 간 듯하다. 테슬라의 최근 실적 발표는 충분히 S&P 500 편입 자격이 있어 보였다. 이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기 4분기 연속 누적 이익을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S&P 500편입이나 탈락은 수학적 공식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S&P편입 선정을 위한 방법론은 기본적 자격 기준에서 시작되는데, 여기에는 그 기업의 주식이 거래되는 미국에 터전을 두어야 한다는 기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몇 가지 규칙 외에 정책을 수정하는 지수위원회의 재량에 크게 달려 있다.

무려 11조 달러 이상의 투자가 S&P 500을 추적하면서 활발하게 들락 달락 하고 있기 때문에, 지수에 진입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그런 투자자들이 대거 합류할 때 상승하게 되어 있다.

▲ S&P500 편입에 실패하자 8일 테슬라의 주가는 21%나 하락했다.   출처=Fact Set

S&P 다우존스 지수위원회 대변인은 편입 결정과 관련한 개별 기업의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탈락 요인으로, 회사의 수익성 지표와 다른 자동차 회사에 탄소 배출권을 판매한 것 등 몇 가지를 들었다.

테슬라는 지난 4개 분기 동안 탄소 배출권 판매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개 분기 동안 본 사업 이익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투자은행 멜론(Mellon)의 인덱스 비즈니스 전략본부장 스테파니 힐은 S&P 발표 직전 논평에서 "수익의 질이 위원회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테슬라 수익의 상당 부분이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채우지 못한 다른 자동차업체에 탄소 배출권 팔아서 올린 것”임을 지적했다.

힐 본부장은 또 “테슬라 주식의 변동성과 수익의 지속가능성도 의사 결정의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편입 실패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으면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테슬라의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린 것만은 사실이다.

노무라증권 인터내셔널(Nomura Securities International)의 찰리 매켈리거트 전무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의 지속적인 상승과 맞물려 단기간의 강세 옵션으로 몰리면서 테슬라 주식 상승세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테슬라가 가까운 시일 내에 S&P 500에 편입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S&P 다우존스 지수 대변인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8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분기별 재조정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언제든지 새로운 회사를 포함시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만일 테슬라가 S&P500에 편입된다면 지수 편입 사상 최대 규모의 회사가 될 것이다. 테슬라의 시장 가치는 이번에 편입된 세 개의 회사의 시총을 다 합친 것보다 9배 이상 크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는 지난 4월 말부터 8월 초까지 테슬라의 주식 보유자가 56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