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부지 전경. 출처=하림그룹.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하림그룹(하림산업)이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소재 하림부지(구, 한국트럭터미널)에 도시첨단물류단지(이하 '도첨단지')조성사업을 추진한다. 하림그룹은 관련법에 따라 투자의향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이와 함께 물류·유통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개념 그린&스마트 도시첨단물류시설과 R&D 등 지원시설이 조화된 세계적 수준의 복합단지를 만들겠다는 기본 구상도 공개했다. 하림산업은 특히 포장없는 물류, 쓰레기없는 물류, 재고없는 물류라는 첨단 유통물류시스템을 도첨단지에 도입,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소비자들에게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생활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포장없는 물류, 쓰레기없는 물류, 재고없는 친환경 생활물류 실현 목표

하림(136480) 양재 도첨단지는 정부가 지난 2015년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대를 대비해 도시 내 물류를 지원하고 물류·유통산업 및 관련 산업 육성과 개발을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도시첨단물류단지 제도를 도입하고 2016년 6월 선정한 전국 6개 시범단지 중 하나다. 

하림산업은 그동안 국토교통부·서울시 등과 개발 방식 및 절차 등을 협의해왔으며 서울시가 지난 7월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에 따른 물류단지 지정 및 개발 절차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함으로써 투자의향서를 제출, 본격적인 조성사업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하림 도첨단지 부지는 서울시 관문인 경부고속도로 양재IC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했다. 또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인구밀집지역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어 이 지역내 소비자들에게 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 특히 9만4949㎡ (2만8800평) 대규모 단일부지인데다 지장물이 없어 최상의 개발여건을 갖췄다.

하림산업은 도첨단지 관련 법령에 따라 지하에 최첨단의 유통물류시설을 조성하는 한편 지상부에는 앵커광장을 중심으로 업무시설, R&D시설, 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숙박시설, 주거시설 등의 지원시설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을 조성하여 서울 및 전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형 대표물류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림은 비대면 경제활동과 모바일 쇼핑 일상화에 따라 급증하는 도시 생활물류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물류·유통 인프라와 운영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소비자가 추가 부담하는 비용과 각종 낭비 요소들을 줄여주고 배송·포장 쓰레기 발생과 처리 등 도시문제를 해소하는데 역점을 두고 물류시설계획을 구상했다.

특히 포장없는 물류·유통 시스템을 통해 쓰레기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단지내 시설들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지하에 설치된 재활용처리 설비에 모아 70% 이상을 재활용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단지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및 식자재 쓰레기는 발생 즉시 신선한 상태로 수집해 100% 재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되는 모델이어서 향후 도시내 쓰레기 처리방식의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림이 구상하는 ‘포장없는 물류’는 카톤박스나 택배 포장없이 원제품 그대로를 소비자에게 전달함으로써 물류과정의 발생 쓰레기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배송·포장 비용은 물론 포장 쓰레기 처리 부담을 없애고 지자체에는 쓰레기 수거 및 처리에 따른 행정력 낭비와 공공비용을 절감시켜줄 수 있다.

"랜드마크형 복합공간 조성하여 서울시 도시경쟁력 제고 기여"

아울러 고객 주문~산지, 생산~도첨단지, 집하~배송의 물류·유통 전 흐름에 AI·빅데이터 기반 첨단 ICT를 도입, 고객 주문 또는 주문하려는 제품을 생산현장에서 적시·적량 공급받아 지체없이 배송하는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제조~유통~소비단계에서 재고를 없애는 '재고없는 물류'를 실현할 방침이다.

하림이 도첨단지에서 구현하려는 '쓰레기없는 물류', '재고없는 물류'는 특히 식자재 및 식품물류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림그룹 식품 비즈니스와도 큰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그룹측 설명이다. 또 생산지에서 도첨단지까지 운송과정에는 심야 수소트럭의 군집주행, 소비자 배송에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 트럭 운영 등 미래기술과 청정에너지 도입을 추진, 도시첨단물류단지 취지를 제대로 살린다는 계획이다.

도첨단지에는 R&D시설도 배치되며 특히 물류로봇⸱자율배송 등 미래 첨단물류 연구개발사업 특화단지가 조성돼 테스트 베드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하림은 서울시에 설치된 도시첨단물류단지 지원센터에 제출한 투자의향서를 바탕으로 서울시와 협의해 도시첨단물류단지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법령의 절차에 따라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

양재 도첨단지 조성사업은 '물류시설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을 준용해 추진된다. 특히 이 사업은 정부의 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기업투자 프로젝트(2021년 개발심의 및 착공 목표)에도 포함되어 있어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하림산업은 "그동안 서울시와 개발방향 및 절차, 공간 및 시설, R&D 특화 방안 등에 대해 사전 협의를 진행, 도첨단지 조성 취지에 맞고 서울시 도시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복합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