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사조그룹 오너 2·3세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주진홍 사조산업 경영관리실 부사장이 손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면서 향후 매각대금 활용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 등으로 연결된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 부사장은 지난달 31일부터 9월2일까지 사조오양(006090)와 사조동아원(008040) 2개 손자회사의 지분 각각 48만4127주, 414만793주를 시간외 매매로 사조대림과 사조씨푸드에 전량 매각했다.

주 부사장은 지난 9월2일 사조동아원 지분 2.93%를 주당 878원에 처분함으로써 기존 지분율 2.94%가 0%로 줄었다. 이 지분을 사들인 사조씨푸드는 사조동아원 지분이 22.39%에서 25.32%로 증가, 사조동아원 1대 주주인 사조대림( 26.73%)과의 지분 격차를 줄였다. 앞서 주 부사장이 지난해 10월에도 사조동아원의 주식 400만주를 1170원에 처분한 바 있다.

주 부사장은 지난달 31일엔 사조오양 지분을 주당 1만1050원에 처분함으로써 기존 지분 5.14%에서 0%로 줄었고, 사조대림은 사조오양 지분이 기존 55.39%에서 60.53%로 확대됐다. 이로써 주 상무는 지난 2일간 지분 매각 대금으로 90억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추산된다.

눈에 띄는 점은 앞서 주 회장 역시 지난 4월경 사조산업 0.7%p, 사조대림·사조오양 전량 매각했다는 점이다. 주 회장은 지난 4월2일 사조산업과 사조대림, 사조오양의 지분을 시간 외 매도 방식으로 각각 0.7%, 0.54%, 2.96%씩을 각각 주당 2만5300원, 1만2750원, 6760원 등에 매각했다. 이로써 주 회장은 사조대림과 사조오양 지분율을 0%가 됐고 지주사격인 사조산업에 대한 지분율은 14.94%에서 14.24%로 낮아졌다.

다만 부자의 지분 매각 행보에는 다른 해석이 붙는다. 주 부사장의 지분 매각은 최근 두 회사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영향에 상한가를 보인다는 점에서 시세차익을, 주 회장의 경우 주 상무의 승계를 위한 지배력 강화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실제 주 부사장이 지분을 매각한 사조동아원과 사조오양은 코스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사조오양은 주 부사장의 지분 매각이 있기 직전인 지난달 31일 상한가를 달성했다. 사조오양은 냉장만두와 육가공류 등을 판매하고 있고, 사조동아원은 소맥분 및 배합사료 생산 전문업체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며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가공간편식 관련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물론, 주 부사장은 적지않은 손실도 봤다. 주 부사장이 지난 2016년 사조동아원와 한국제분 합병과정에서 손에 쥔 119만7412주의 지분가치는 119억7400만원이었으나, 지난 2번의 지분매각을 통해 거머쥔 현금은 73억원 수준에 그친다. 지난 2015년 지분을 소유하게된 사조오양 역시 사조해표 합병 당시 주가는 1만4700원. 주 부사장이 지난 8월31일 사조오양 지분을 주당 1만1050원에 처분한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손실을 본 셈이다.

반면, 주 회장의 주식 매각 배경은 결국 주지홍 부사장→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 등으로 연결된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려는 복안이라는게 재계 시선이다. 당시 사조그룹 역시 공시를 통해 주 회장의 지분 매각 배경으로 “경영전반에 대한 영향력 행사와 특수관계인 간의 보유주식 변동”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조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주 부사장은 그룹의 핵심 상장사인 사조산업 지분이 6.8%로, 14.24%를 보유한 주 회장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 따라서 현재 특히 부자의 지분 정리로 손자회사 사조오양과 사조동아원의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자회사로 지배하에 두는 대신 승계 재원을 마련해 사조산업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