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ICT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데이터 센터 설립을 통해 클라우드 경쟁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의 NBP가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를 외부에 지원하는 수준이라면 카카오는 이제야 '스스로의 데이터 센터'를 가지는 단계에 이르렀으나  두 양대산맥의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이 가동되면 다양한 가능성 타진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두 번째 데이터 센터 설립에 나선다. 2014년 각 춘천에 이어 데이터 센터 각 세종의 마스터 플랜 심의를 마친 상태다. 각 춘천에 이어 두 번째 데이터 센터를 용인에 설립하려고 했으나 전자파 발생 우려 등으로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하자 다른 부지를 물색, 각 세종을 건설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약 9만평(대지 면적: 293,697m2) 부지에 설계되는 각 세종의 첫 건축 면적은 1만2000평 수준(건축 면적: 4만594.31m2)으로 서버 및 운영지원 시설을 포함하고 있으며, 오는 10월부터 부지 조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 각 춘천 조감도. 출처=네이버

각 세종은 'Being with data'와 'Form Follows Function'을 슬로건으로 정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그린테크 기능에 충실할 예정이다.  나아가 네이버 커넥트재단의 '소프트웨어야 놀자' 캠페인을 중심으로 데이터와 AI에 대한 온라인 교육을 세종시 어린이들에게 지원하는 한편, 온라인 마켓을 구축하는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꽃'도 세종시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의 박원기 대표는 "하이퍼스케일로 설립될 '각 세종'은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저장소의 본질은 지키되, 빅데이터의 활용으로 클라우드와 AI, 로봇, 자율주행 등의 첨단기술을 실현하는 시설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인 데이터센터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도 데이터 센터 자립을 시도하고 있다. KT의 IDC를 오랫동안 사용했으나 이제 자체 데이터 센터 설립을 통한 '내집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7일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화섭 안산시장, 한양대 김우승 총장, 카카오 여민수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와 함께 ‘카카오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4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 1271 한양대학교 캠퍼스혁신파크 내 일원 1만8383㎡ 규모 부지에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을 건설하며 하반기에 건축 설계를 마무리하고 건축 인허가 등의 행정 절차를 거쳐 2021년 토지 임대차 및 입주 계약 완료 및 착공한다는 각오다.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하며 해당 데이터센터의 금융자문에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참여한다. 

▲ 카카오 데이터 센터 위치. 출처=카카오

카카오 데이터 센터는 하이퍼스케일(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 센터) 규모다. 데이터센터 전산동 건물 안에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고,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은 6EB(엑사바이트) 에 달한다. 전기 사용량과 동일하게 상수 사용량을 신경써서 모니터링하고 빗물을 모아 활용하는 등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며 냉동기, 항온항습기 등 다양한 장치를 설치해 전기 소모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아웃 등 예상치 못한 비상 상황에 대비해 비상 발전기, UPS를 설치한다. 비상 발전기 작동시 안정적으로 냉방을 진행할 수 있도록 축냉 조 및 비상 펌프 시스템을 설계에 반영, 고객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는 “안정성, 확장성, 효율성, 가용성, 보안성이 확보된 IT분야 최고의 데이터센터를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립은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관련 산업이 발전하는 큰 계기가 될 것” 이라며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의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하며 함께 미래 신산업 분야를 육성하고 혁신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AWS 및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의 입지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NBP 및 NHN과 KT의 클라우드 등 토종 사업자의 서비스가 탄탄해지는 대목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커지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 트렌드까지 강해지는 가운데, NBP를 중심으로 발 빠르게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와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는 카카오의 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NBP는 외부 서비스를 지원하고 카카오는 자사의 데이터를 유연하게 운용하기 위한 첫 시도에 들어가는 한편 하반기 의미있는 파트너 확보에 나선 분위기다.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