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증권 삼성타운금융센터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신청 및 상담을 하고 있다. 제공=삼성증권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카카오게임즈에 몰린 청약 증거금 58조원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 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등 새로운 공모주 청약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탁금·CMA, 31일 60조·60조 →4일 63조·58조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거래일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며 전 거래일 대비 15조8618억원 증가한 63조25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이자 최대 증가폭으로 지난 2일 일반 청약을 마감한 카카오게임즈의 청약금액 환급금이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또한 전 거래일 대비 13조30억원 늘어난 58조1312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신용거래융자는 8거래일 연속 증가하며 전 거래일보다 1260억원 증가한 16조80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998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다.

이는 카카오게임즈 청약금에 몰렸던 자금이 큰 유출 없이 증시로 돌아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전날인 지난 8월 31일 60조52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었던 투자자예탁금은 3일 만에 13조1306억원이나 줄었고 CMA는 15조8350억원 감소했다. 지난 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과 CMA는 각각 47조3964억원, 45조1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을 기록하며 청약 증거금만 58조5542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 금액은 768억원, 이를 제외한 58조4774억원이 4일 투자자들에게 환급됐다.

▲ 자료=금융투자협회

다만 이런 현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바였다. 앞서 SK바이오팜의 경우에도 청약 증거금이 환급된 지난 6월 26일 증권사 CMA 잔액이 하루 만에 9조원 넘게 급증한 56조원으로, 그다음 거래일인 29일 58조원으로 각각 불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은 50조6595억원으로 증거금 납부 전인 6월22일(47조3987억원)보다 3조원 가량 늘어났다. 다음 거래일인 29일에도 47조6983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 대부분은 증권사 위탁계좌 또는 CMA 등에 자금을 두고 다른 투자 기회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증권 관계자는 “환급금을 은행 계좌 등 증시 외 자금으로 받은 투자자들은 20% 수준에 불과했다”라며 “나머지 투자자들은 이미 다른 상품에 투자했거나, 증시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공모주 열풍 계속 될 것…빅히트·헬스케어 업종 등"

10월 상장이 예정된 빅히트는 증시자금의 다음 행선지로 강력히 꼽힌다.

SK증권 이소중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청약대금 중 환급된 자금 일부는 공모시장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특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기대감이 높은 기업들의 공모 시점이 연내 집중될 전망이어서, 이들 주식을 청약하기 위한 막대한 자금이 공모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소중 연구원은 “BTS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공모 청약에 관한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 신규 상장 기업 수와 청약 경쟁률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난 8월 열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회사설명회에서 연단에 오른 방시혁 의장. 출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언택트) 수혜주로 떠오른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웨어러블 약물 전달 솔루션 전문기업 이오플로우는 지난 3~4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686.71대1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 증거금으로 1조8267억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부터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 들어간 압타머사이언스도 흥행이 기대된다. 앞서 압타머사이언스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8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상단인 2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올 9일엔 비비씨와 핌스가, 10일엔 미코바이오메드와 박셀바이오가 각각 청약을 진행한다.

점점 뜨거워지는 IPO 시장의 열기가 전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수민 연구원은 "대형주의 성공적인 상장은 통상 관련 산업 및 기업으로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SK바이오팜 전후로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고, 최근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넷마블과 같은 관련주들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