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SK건설이 신사업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기존에는 플랜트와 주택사업에 주력해왔지만, 최근 친환경 사업체를 1조원 규모에 인수하는 대형 거래를 추진 중이다. 현금흐름이 좋은 사업체를 인수해 건설 수주 공백을 메우는 한편,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SK건설은 이와 더불어 그룹사의 지원사격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갗줬지만, 반면 부채율 상승이라는 위험요인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개선세...플랜트 강화·그룹사 지원사격

SK건설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를 탈환횄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3조8381억원, 20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6.19%, 58.28% 상승한 수치다.

SK건설은 지난 2018년 라오스댐 붕괴사건이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로 판명돼 큰 타격을 입었다. 해외 수주는 신뢰도가 시공능력 만큼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추진 중인 사업을 멈추야할 만큼 파장이 컸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개선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당시 영업이익이 867억원으로 곤두박질치고, 영업이익률도 업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로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 출처=SK건설, 전자공시스템(DART)

SK건설은 플랜트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로, 지난해 매출액의 61%가 플랜트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벨기에 PDH 플랜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국내 최초로 서유럽 시장에 진출한 이후, 올해 상반기에도 사우디아라이아의 초대형 플랜트의 기본 설계, 우즈베키스탄 국영석유가스공사(UNG)의 정유공장 현대화의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해외 수주 비중이 2017년부터 꾸준히 감소한 가운데 코로나 충격으로 인해 중동발 수주가 다음해로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수익성이 큰 주택사업 부문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건축주택사업 매출액은 1조8764억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12%로 10대 대형건설사들의 절반 수준이다. 때문에 국내 주택사업 호황의 혜택을 본 호반건설에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를 빼앗기기도 했다. 

▲ 출처=SK건설, 전자공시스템(DART)

이런 가운데 SK건설의 외견 성장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SK그룹의 지원사격이 자리한다. 지난해 매출액 7조8440억원 중 37%(2조9520억원)이 특수관계자 또는 종속기업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특히 SK하이닉스로부터 1조7400억원을 수주하며 큰손 역할을 했다. 지난 2016년 공사가 마무리되며 20% 선으로 감소하기도 했지만, 2013년 이후 대부분 연간 30% 이상을 기록해, 건설사 가운데서도 손 꼽히는 비중을 기록해왔다. 

플랜트·주택 대신 '친환경'...부채 위험은 여전

해외 플랜트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SK건설은 기존 주력 사업에서 친환경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SK건설은 최근 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종합환경관리 플랫폼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면서 친환경 사업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지난 7월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을 감행한 지 두달 만이다.

현금창출력이 뛰어난 EMC홀딩스는 건설사업의 약점인 수주 공백을 효과적으로 매꿔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EMC홀딩스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822억원으로 1년새 101억원에서 8배 확대됐다. 대표적인 인허가 사업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과점 시장이 형성된 만큼, 앞으로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채 위험은 남아 있다 SK건설의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292.4%로 300%에 육박한다. 지난 2016년 311%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266%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다시금 상승한 것이다. SK건설 관계자는 "부채 비율의 경우 꾸준한 재무관리를 통해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EMC홀딩스로 인해 부담이 더해질 가능성도 높다. 한국신용평가사가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EMC홀딩스 이후 부채비율이 333.8(50% 차입조달시)에서 최대 375.2%(100% 차입 조달시)까지 상승한다. 

한국신용평가사는 "폐기물 처리사업의 편입으로 건설업 고유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점은 사업안정성에 긍정적이며, 향후 계열 내 시너지 창출 가능성도 내재하고 있다"면서도 "인수자금 유출로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신용도에 부담요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 현금창출을 통해 점진적으로 재무안정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나, 실적 변동에 따라 재무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어 인수 이후 재무부담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