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코로나19 해결사로 주목받는 백신이 시장 선점을 위한 개발 경쟁에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르면 이달부터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3상 결과가 잇따라 발표될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화이자,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 선두권에 진입한 기업들이 9~10월 중 임상 3상 결과를 내놓는다. 임상3상은 의약품의 안정성과 효능을 최종 검증하는 단계로 이를 통과하면 바로 상용화에 진입하게 된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퍼드대 연구팀과 함께 미국과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31일 "미국에서 성인 3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영국에서도 백신 접종에 필요한 최종 단계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르면 9월 중 이들 임상시험에 대한 예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텍과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3상 결과를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이다. 화이자의 백신 후보물질은 미국 정부의 개발비 지원을 받아 최종 3상을 진행하고 있는 3가지 후보 중 하나다. 화이자는 지난 7월 미국 39개주(州)를 포함해 전 세계 120곳에서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시작했다. 참가자 수는 최대 3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화이자는 이번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경우 올해 말까지 1억회, 내년 말까지 13억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모더나도 이르면 내달경에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모더나에 투자한 금액은 총 25억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중순부터 3만여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mRNA-1273'의 임상 3상에 들어갔다. 중간 결과 발표에 따라 긴급사용승인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상 3상 발표가 임박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이 감염병 확산을 막아줄 해결책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긴급한 상황에 떠밀려 충분한 검증 없이 백신 개발을 서두르는 모습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어렵게 백신을 개발해도 효능과 안전성 문제가 뒤늦게 발견된다면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오는 11월 열리는 대선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백신의 조기 승인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 같은 우려를 더욱 키운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주(州) 정부에 이르면 10월 말 또는 11월 초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준비를 하라고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CDC가 이러한 문서를 발송한 날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연말 이전에 나올지 모른다고 언급한 시기와 딱 맞아떨어진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끄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의 발언도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CNN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1일(현지시간) 비영리 의료 뉴스 매체 KHN과 인터뷰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백신을 예상보다 더 일찍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10월까지 백신이 준비될 수 있다고 상상은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진 않는다"면서 "백신이 확실히 안전하고 효과적이지 않으면 미국 대중을 위한 승인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여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