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국내 5대 금융그룹이 '한국판 뉴딜'에 향후 5년간 70조원 규모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구체화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 과제 가운데 8개 과제에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앞서 KB뉴딜·혁신금융협의회는 지난 7월 ▲그린 스마트 스쿨 ▲국민안전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 5개 과제를 중점 지원 영역으로 선정하고 2025년까지 9조원 지원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디지털 뉴딜 관련 데이터 댐, 지능형 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사업에 1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혁신금융 지원금 66조원까지 더하면 총 76조원 규모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한국판 뉴딜 사업의 성공을 위해 그룹의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금융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협의회를 중심으로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 뉴딜 1조4000억원, 그린 뉴딜 8조원, 사회안전망 6000억원 등 10조원을 신규 지원한다. 기존 혁신금융지원 50조원까지 추가하면 60조원 규모다.

하나은행은 대출 지원을 맡고, 하나금융투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벤처스 등은 뉴딜 관련 펀드를 조성하는 등 직간접 투자를 통한 뉴딜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은 내년부터 5년간 디지털 뉴딜 4조2000억원, 그린 뉴딜 4조7000억원, 안전망 강화 1조1000억원 등 10조원을 지원한다. 지원방식은 대출과 투자에 각각 7조8500억원, 2조1500억원이다.

금융지원 외에도 물리적 폐기물 최소화와 친환경 물품 사용 확대, 대출·투자 시 기후변화대응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그룹내 친환경 녹색경영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한국판 뉴딜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 로드맵인 만큼 이를 적극 지원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신성장 동력도 발굴할 수 있다"며 "주요 사업별로 마련한 지원책들을 연내 조기 착수가 가능한 사업부터 빠르게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NH농협금융그룹도 총 13조80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스타트업 육성과 농업분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디지털 뉴딜 1조2000억원, 농촌 태양광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친환경 스마트팜 대출 확대 등그린 뉴딜 12조원, 정보취약계층 디지털기기 보급 등 안전망 강화 6000억원 등이다.

특히 농협금융은 '농업의 그린화'를 촉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미 이달 1일자로 농협은행에 전담조직인 녹색금융사업단을 설치했다. 또 한국판 뉴딜 참여 붐 조성과 그린·환경 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초기 운용자금 400억원을 확보해 'NH-아문디(Amundi) 100년기업 그린코리아 펀드'도 출시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K-뉴딜은 농협금융 존립 목적인 농업인·농촌 지원, 농산업 가치 제고와 취지가 일치한다"며 "농협금융만이 갖고 있는 강점과 역량을 결집해 국가적인 패러다임 전환에 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기존의 그룹의 '네오(N.E.O.) 프로젝트'를 토대로 한국판 뉴딜에 적극 호응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28조5000억원 규모의 뉴딜 정책 관련 대출·투자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오늘 회의를 통해 정부의 추진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민간 중심의 자생적인 뉴딜 생태계가 구축돼 한국판 뉴딜이 우리 경제에 확실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