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진혁 기자] 하늘길이 막혀 외국인 관광객이 90% 급감했지만, 호텔업계는 분주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시장 경쟁력을 선점하기 고급 호텔들을 곳곳에 론칭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올해 여름휴가 기간 여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여행계획 보유율은 26.8%로 전년(27.7%)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해외여행 계획률은 5.9%로, 지난해(35%)에 비해 매우 큰 폭으로 급감했다. 다시 말하자면, 국내여행 수요는 변화가 없는 가운데, 기존 해외 여행을 계획했던 여행객들이 국내여행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호텔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텔 업계 역시 신규 호텔 오픈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여행지로 꼽히는 부산과 속초에서 인기 브랜드 호텔들의 신규 오픈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 부산에서는 롯데와 신세계가 5성급 호텔을 새로 오픈하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기존 해운대를 지키고 있던 파라다이스호텔과 파크하얏트, 웨스틴조선호텔 등과 함께 해운대 일대에서 특급 호텔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국내 최대 호텔체인 롯데호텔은 지난 6월,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 시그니엘(SIGNIEL) 부산의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개관식은 간소하게 치렀지만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등 롯데의 핵심 인물이 한 자리에 모여 세간의 관심을 샀다. 이날 신 회장은 직접 월드 클래스 호텔의 서막을 연다는 의미의 '골든키' 퍼포먼스를 진행, 호텔 개관을 알렸다.

이미 부산에 웨스틴조선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도 최근 '그랜드 조선 부산'의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해외 호텔브랜드와 협력해오던 신세계조선호텔이 자체 럭셔리 브랜드 '그랜드 조선'을 처음 선보이는 만큼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오너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시그니엘 부산을 방문한 사진을 올려, 해운대의 브랜드 호텔 대전에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강원도 속초시에서도 신규 호텔 바람이 불고 있다. 속초시는 2017년 개통한 서울~양양 고속도로 효과로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는 지역이다. 관광객은 증가하고 있지만, 바다를 접한 신축 호텔이 적어 성수기와 주말에는 빈 방을 찾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반얀트리 그룹의 '카시아' 호텔이 조성돼 눈길을 끈다. 속초시가 대포항 종합 관광항 개발사업 일환으로 동해바다를 접한 부지 개발에 나섰는데, 그 자리에 '카시아 속초'가 조성되는 것이다.

반얀트리 그룹의 카시아 속초는 연면적 12만560㎡, 지하 2층~지상 26층, 총 717실 규모로 조성한다. 이는 동해안권에 위치한 호텔 중 최대 규모로 속초의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래사장을 더한 인피니티풀과 세계적 아트북 출판사인 '애술린(Assouline)' 의 라이브러리 라운지, 지하 1천 미터 광천수를 활용한 고급 스파와 사우나, 국제회의 및 비즈니스 행사가 가능한 400석 규모의 연회장 등을 갖출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28일 한화건설은 '카시아 속초' 신축 사업의 도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화건설은 서울 5성급 특급호텔인 '더 플라자' 호텔과 연면적 9만1919㎡(2만7800평) 규모, 사업비 2천700억원 이상이 투입된 프리미엄 해양 마리나 리조트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 준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책임 준공으로 안정성을 더한 '카시아 속초'는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며 36개월 뒤인 2023년 하반기 준공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원에서 VIP라운지를 100%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