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한진칼(180640)이 지난 1일 조현민 전무를 (주)한진의 마케팅 총괄 신규 임원(전무)으로 선임하는 한편 토파스여행정보의 신사업 및 사업전략 담당 임원(부사장)에 임명한 가운데,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주축이 된 3자연합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한진은 조현민 전무를 한진의 마케팅 총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며 코로나19 이후 급속하게 비중이 커지고 있는 e커머스 시장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유가치창출(CSV) 사업의 폭도 넓히기 이해 조 전무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번 인사로 조현민 전무는 한진칼 전무직과 정석기업의 부사장직을 포함, 이번 그룹 내에서 무려 4개의 임원직을 겸직하게 되었다.

그러나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3자연합은 조 전무에 대한 신규 임원 임명을 두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 비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전반이 어려운 가운데, 올해 대한항공은 별도의 승진 인사를 단행하지 않을 정도로 생존을 위한 전력투구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자연합은 조현민 전무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의문이며, 회사가 대주주 일가의 사적 이익 보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에도 우려를 보였다.

당장 3자연합의 한 축인 KCGI는 3일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측은 조현민 전무가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능력을 입증’하였고 조 전무가 ‘주주와 시장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와 직원들이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조현민 전무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의문"이라 강조했다.

KCGI는 또 "직원들은 장기 무급휴직으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대주주 일가의 사적 이익 보장에는 적극적인 한진그룹 경영진의 태도에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도경영, 준법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인사'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 조현민 전무. 출처=대한항공

아래는 입장자료 원문

1. 한진그룹은 지난 2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9월 1일자로 한진의 전무(마케팅 총괄)로 선임되었고, 토파스여행정보의 부사장(신사업 및 사업전략 담당) 직도 맡게 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조현민 전무는 한진칼 전무직과 정석기업의 부사장직을 맡고 있는데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내에서 무려 4개의 임원직을 겸직하게 되었습니다.

 2. 지난 2018년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한진그룹 전체의 기업가치가 크게 저해되었을 뿐 아니라, 그룹의 이미지와 미래 가치 또한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그러나 조 전무는 자신이 회사와 주주들에게 끼친 막대한 해악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대한항공과 진에어로부터만 약 17억 원의 보수와 퇴직금을 챙겼습니다. 조현민 전무는 이로부터 고작 1년 여 후인 지난 2019년 6월 한진그룹 경영 일선에 복귀한데 이어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내 4개 임원직을 겸직하게 되었고, 향후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상당한 보수를 지급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3.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진그룹 측은 조현민 전무가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능력을 입증’하였고 조 전무가 ‘주주와 시장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와 직원들이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조현민 전무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의문입니다. 

4. 현재 대한항공의 직원들은 장기 무급휴직으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택배물량 증가와 단가하락으로 인해 한진의 직원들이 과로와 사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계열사 내 일부 직원들은 사업부 매각으로 인해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고마진의 기내면세점 사업부와 250여 명의 임직원의 일자리인 기내식 사업부는 PEF에 매각하면서도, 대주주 일가의 사적 이익 보장에는 적극적인 한진그룹 경영진의 태도에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5. 이번 인사는 회사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진그룹 임직원과 주주들의 책임경영에 대한 기대를 정면으로 저버리고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저해시키는 행동입니다. 이에 KCGI는 정도경영, 준법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인사를 철회할 것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