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현미경으로 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확대 사진으로 바이러스 입자를 둘러싼 돌기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바이러스 입자들이 왕관모양의 돌기를 나타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뜻한다. 출처=마크로젠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에 이어 또 다른 스테로이드인 히드로코르티손(hydrocortisone)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주도 연구팀은 덱사메타손과 히드로코르티손, 메틸프레드니솔론 등 세 종류의 스테로이드를 이용해 7건의 임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코르티코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제)를 사용한 코로나19 중증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확률이 20%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 관계자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생존율은 68%로 그렇지 않은 환자의 60%와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이용하면 코로나19 중증환자 1000명당 87명을 더 살릴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히드로코르티손의 경우 영국 내 88명을 포함해 전 세계 다양한 인종 집단의 코로나19 환자 403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다만 연구진에 따르면 메틸프레드니솔론은 분석에 참여한 환자 수가 너무 적어 투약 효과를 확신하기 어렵다.

히드로코르티손 연구에 참여한 앤서니 고든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이들의 치료와 관련해 1개 이상의 선택권을 갖게 됐다는 것”이라면서 “스테로이드는 치료제는 아니지만, 결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해 염증 치료 등에 사용하는 제너릭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춰주는 것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40%에서 28%로, 기타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5%에서 20%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등 여러 나라에서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활용해왔다.

NHS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히드로코르티손을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활용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덱사메타손 임상에 참여한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마틴 랜드레이 교수는 “결과는 분명하다”면서 “코로나19로 매우 아픈 사람들에게 덱사메타손과 같은 소량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사망 위험을 상당히 감소시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랜드레이 교수는 또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값이 저렴하고 매우 광범위하게 이용 가능하다”면서 “전 세계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만큼 이의 유용성에 관한 추가 근거는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