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유바이오로직스(206650)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숨은 진주로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압할 백신 개발과 생산에서 뒤늦게 실력 발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발굴에 성공하면서 코로나19 수혜주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7월 21일 8천원대에 머물렀던 이 회사의 주가는 12거래일 만에 3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내림과 오름을 반복하다가 2일 현재 2만3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단순히 코로나19 수혜주에 그치지 않고 상용화로 접근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 유바이오로직스 주요 파이프라인. 출처=유바이오로직스, SK증권

자체 기술로 코로나19 백신 레벨업

SK증권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2010년 설립된 백신 개발 전문 기업이다. 2015년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의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백신 명가의 초석을 다졌다. 유비콜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를 통과한 제품이다. 이 회사의 매출 90% 이상을 책임지는 효자 품목으로 유니세프를 통해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EuVCT(접합백신기술)과 EuIMT(면역증강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접합백신은 질환의 항원에 특정 단백질을 붙여 예방 효과를 높인 차세대 백신이다. EuIMT는 이름 그대로 면역증강제를 이용한 플랫폼 기술로 2017년 KIST로부터 도입해 자체 백신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러한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백신은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백신으로 투여해 항체 형성을 이끌어낸다. 다만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전통적인 바이러스 주입 방식보다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바이오로직스는 자체 개발한 EuIMT와 지난 6월 출자한 미국 팝바이오텍사의 항원전달 기술을 접목해 코로나19 백신을 만들고 있다.

▲ 유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개발부터 GMP 생산에 이르기까지 바이오의약품의 개발 및 생산에 관해 각 부문별로 고객맞춤형 전문 CRMO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처=유바이오로직스, SK증권

연간 2000만 도즈 백신 생산 가능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막바지를 향하면서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인구가 면역력을 갖추려면 80억명의 인구 중 최소 56억명이 백신을 맞아야 하지만 생산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원활한 백신 공급을 위해 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를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생산 설비를 갖춘 유바이오로직스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따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는 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 공급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 강원도 춘천 공장에서 연간 최대 2천만 도즈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의 제조업체 섭외 명단에 등록을 완료한 바 있다. CEPI는 정부, 민간, 공공 영역을 아우르는 백신 분야 국제 연합체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향후 유바이오로직스가 CEPI 지원 하에 개발 중인 백신의 임상시료 및 허가 후 상업화 생산업체 모집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회사 규모에 비해 단기간에 3배 이상 오른 주가가 부담되지만, 콜레라 백신 등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과 CMO 사업이 향후 회사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