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IPO)를 선언하며 하반기 대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톡 생태계의 핵심에서 게임을 매개로 시장의 무한확장을 노리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셈이다. 그 중심에서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철학이 큰 관심을 받는 가운데 수장인 남궁훈 대표의 마법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 남궁훈 대표. 출처=카카오게임즈

퍼블리싱에 플랫폼 더하다
상장을 준비하는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할 신주는 1600만주로 전체 주식 수(7320만주)의 22%를 차지한다. 여기서 약 1447만주가 일반 공모, 약 152만주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되며 일반 공모의 20%는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SK바이오팜이 기록한 수요예측 경쟁률인 835.66대 1을 압도했으며 일반 공모주 청약도 역대급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10일 상장이 목표며 카카오 자회사 중 상장에 도전하는 첫 회사라는 상징성도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3910억원의 매출액과 3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63.7% 늘어난 2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자랑하는 중이다. 그 중심에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있다. 오랫동안 게임을 사랑한 남궁 대표의 손에서 카카오게임즈가 아름다운 마법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다. 카카오톡은 현재 모빌리티 및 메신저는 물론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와 이커머스 등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도 온오프라인의 연결을 의미하는 카카오톡의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중이다.

카카오톡 기반의 서비스들 모두 마찬가지지만, 카카오게임즈도 카카오톡이라는 관문을 통해 게이머들을 접하기에 관련 데이터 수집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그 결과 카카오게임즈는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는 관련 데이터를 무기로 삼아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유연하게 구사할 수 있다.

퍼블리싱 존재감은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역량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국내에서 배틀그라운드는 PC방 점유율 1위를 오랜 기간 유지하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검은사막 북미·유럽 지역 서비스도 국내 MMORPG로는 이례적인 흥행 성과를 거두며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약점으로 꼽히던 자체 개발능력은 인수합병으로 보완한다. 1세대 스타개발자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엑스엘게임즈 인수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 사례가 단적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8월 엑스엘게임즈에 1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남궁 대표는 “자체 개발 경쟁력 강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라면서 “첫째는 직접 인수를 통해 내부 개발 작품을 늘리는 것이며, 둘째는 투자를 병행하는 퍼블리싱”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궁 대표는 “과거 게임산업에서는 퍼블리싱과 투자를 분리했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콜옵션 투자를 활용, 퍼블리싱 작품이 성공했을 때 계열사로 편입할 수 있는 전략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다양한 게임으로 시장을 뒤흔든다는 각오다. 가디언 테일즈(글로벌), 배틀그라운드(국내), 프린세스 커넥트(국내), 달빛조각사(국내), 검은사막(북미·유럽) 등이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운데 3분기 출격하는 엘리온에 시선이 집중된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개발사 크래프톤과 협력한 가운데 남궁 대표는 “엘리온은 기존 공중전을 개선하고 MMORPG에 본질에 집중, 올해 실시한 두 번의 사전 테스트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지표를 확인했다”면서 “개편전 테스트에서 게임을 다시 해보고 싶다고한 유저가 70%였지만, 개편 후에는 96%까지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에서는 MMORPG ‘오딘’이 기대작으로 꼽히며 4분기에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달빛조각사를 대만에 내놓을 예정이다. 한 마디로 카카오게임즈의 타선을 거를 것이 없다.

▲ 남궁훈 대표. 출처=카카오게임즈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마법
남궁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게임즈의 진정한 비전은 게이미피케이션의 확장에 있다. 모든 영역에 게임의 흥미와 재미를 연결하는 게이미피케이션 스펙트럼을 넓혀, 게임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전략의 한 형태다.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카카오게임즈가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의 로드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단적인 사례가 지난해 3월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를 설립한 대목이다. 포켓몬고와 같은 증강현실 및 위치기반 캐릭터 게임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맵 게이밍 플랫폼(Map Gaming Platform)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생활에 게임의 즐거움을 덧대는 노력과, 오프라인의 존재하는 지도를 바탕으로 게임을 전개하는 라이프엠엠오의 비전은 일맥상통한다 볼 수 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가, 남궁 대표가 추구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게임의 성격만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의 삶에 게임이 주는 즐거움이 배어나는 것을 최종목표로 하며, 이를 현실적 비전으로 창출하려면 카카오게임즈의 조직이 변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극적인 무경계의 시대로 볼 수 있다. 대형마트의 라이벌이 동물원이 되는 시대, 나이키의 라이벌이 닌텐도가 되는 시대를 맞아 카카오게임즈의 ‘게임’은 더욱 다양한 영역과 만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려면 카카오게임즈라는 조직부터 변해야 한다는 것이 남궁 대표의 지론이다.

하반기 코스닥 시장의 대어를 넘어, 카카오게임즈를 국내 게임사에 오랫동안 남을 인상적인 기업으로 구축하려는 남궁 대표의 마법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