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물질.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중화항체치료제 'CT-P59'가 2/3상 임상시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미 항체치료제 분야에서 임상 3상에 진입한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했을 때 매우 더딘 행보지만 효율성을 극대화한 임상시험 전략으로 개발 격차를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1일 식약처는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에 대한 2/3상 임상시험계획을 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2/3상은 임상 2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환자 수를 단계적으로 늘리지 않고 한 번에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다. 전문가들은 동물시험의 효능 및 용법을 확신하는 경우 1상에서 2/3상으로 진입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에서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는 세포실험 결과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족제비와 햄스터 동물 실험에서는 바이러스 수치를 낮추고 염증을 줄였다. 특히 사람과 유사한 임상 증상을 나타내는 족제비에서 콧물과 기침이 멈췄고 원숭이를 이용한 독성시험에서는 안전성이 확인됐다.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했을 때 이를 중화시켜 세포를 방어하는 항체를 활용한 의약품이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서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 중화 능력을 보이는 항체를 선별해 만든다. 특히 완치자의 혈액 수급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양질의 의약품을 대량 생산 및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현황. 출처=키움증권

셀트리온은 최근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CT-P59의 임상 1상 투약을 완료했다. 아직 우려할 수준의 안전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달 중 구체적인 임상결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 회사는 지난달 25일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승인받고 환자 모집에 본격 나섰다. 임상 1상만 2건이 진행되는 셈이다. 경증환자 대상 임상 1상은 지난 7월 말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승인받은 글로벌 임상 1상과 동일한 임상 디자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빠르게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과 한국에서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진행되는 임상 1상은 CT-P59의 안전성과 내약성 및 바이러스 중화 능력을 평가한다. 사실상 임상 2a상에 준하는 데이터 획득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개시되는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면 긴급사용승인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경증환자 대상의 글로벌 임상 2, 3상과 예방 및 중등증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올 연말까지 이들 임상에 대한 중간 결과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식약처 및 유럽 내 타 국가들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특히 예방임상의 경우, 확진자 밀접 접촉자 및 무증상 확진자를 피험자로 선정해 감염 예방 및 감염 초기 바이러스의 효과적 사멸효과를 확인한다. 셀트리온은 CT-P59의 작용기전상 단기 백신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 전파 억제 및 판데믹의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CT-P59의 사용 승인을 획득하는 즉시 국내 필요 수량만큼 대량 공급이 가능하도록 오는 9월부터 10배치 이상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내년도 생산용량 조정과 함께 기존 제품 재고 및 생산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CT-P59의 차질 없는 공급에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상준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겸 임상개발본부장은 "충남대에서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의 투약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마무리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도 본격화됐다"면서 "전 세계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