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상장 6개 항공사 1인 평균 급여.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시계제로 상태에 놓인 가운데 올 상반기 직원(항공운송 기준) 1인당 평균 급여는 약 271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약 3190만원과 비교할 경우 480만원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임금 하락폭이 가장 컸던 반면 진에어는 직원 급여를 올려 시선을 끈다. 

항공업계, 상반기 평균 급여 희비교차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6개 상장 진에어를 제외한 모든 항공사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줄어들었다. 

항공사별로 보면 티웨이항공의 상반기 1인당 평균 직원 급여가 2300만원으로 전년 3000만원에서 23.4%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경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50명의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평균 급여는 되레 줄어들었다.

그 이유를 문의하기 위해 티웨이항공과 접촉했으나 회사측은 별다른 대답이 없었다. 외부에 알려지기 곤란한 내용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합병(M&A)이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 또한 2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100만원에서 22.6% 감소했고, 대한항공도 전년 4420만원에서 올 상반기 3540만원으로 20% 줄었다. 

에어부산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 역시 지난해 상반기 3100만원에서 올 상반기 2600만원으로 16.2% 줄었으며,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1인당 평균 급여도 전년보다 10.4% 줄어 2600만원에 그쳤다. 

반면 진에어는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급여가 올랐다. 상반기 진에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2800만원으로 전년 2600만원 보다 7.7% 증가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정규직 직원이 증가했고 기간제 직원은 줄어들어 임금이 상승한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직원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진에어를 제외하면 5개 항공사의 1인당 평균 급여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이상 줄어든 셈이다. 실적악화로 급여가 줄었던 2018년~2019년과 비교할 경우 감소폭이 배로 늘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말이다. 

2018년 상반기 대비 2019년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 감소폭을 보면 대한항공이 2.6%, 제주항공 6.4%, 진에어 10.3%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3.3% 증가했다. 2018년 상장해 그해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를 알 수 없는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제외했다. 

코로나19에 인건비 줄이기 ‘사활’… 일자리 어쩌나 

급여 감소폭의 증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가 고강도의 자구책을 펼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다수 항공사들은 임직원들이 고통 분담을 위해 희망퇴직, 휴직, 급여 삭감 등에 동참하면서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 인건비는 항공사 고정비의 일등공신으로, 통상 전체 매출의 20%를 상회한다.

일례로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직원수는 1만8681명으로 전년 1만9336명에서 655명 줄었다. 여기에 올 4월부터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고 있다. 또한 순환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급한 휴직수당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상반기 9091명에서 올 상반기 9079명으로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임원들은 지난 3월 일괄적으로 전체 급여의 60% 반납을 결정한 뒤 유지하고 있으며 일반 직원 들도 무급휴직, 임금 삭감 및 반납 등으로 버티고 있다. 

LCC들은 물론이고 현재 제주항공으로의 매각 실패 후 재매각을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과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에어서울 등을 고려하면 상반기에 직장을 떠난 항공업계 직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높은 임금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던 항공 일자리의 위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교통연구원의 2019년 항공산업 일자리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항공운송산업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560만원으로 평균 임금총액 320만원보다 약 1.75배 높다.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628만원), 금융보험업(570만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실제 올해 하반기 국내 풀서비스캐리어(FSC) 항공사는 물론 LCC들 모두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내년도 채용계획도 장담할 수 없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에 항공산업의 장기 침체는 불가피하므로 시장에 의한 급격한 구조조정이 아닌 유연하고 점진적인 전환을 통해서 고용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기안기금 지원 시 고용유지 조건을 현재 90%에서 더 상향해야 하며 자금지원 기간이나 상환 시점까지 고용유지 의무를 유지하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