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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직장in] 정말 실패해도 되나요?

Case 1. 구글은 2004년 상장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PO 설명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재한다. "우리는 10%의 확률로 10억달러의 돈을 벌 수 있는 프로젝트에 돈을 투자합니다. <중략> 매우 투기적이거나 심지어 이상해 보이는 영역에 우리가 작은 배팅을 하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그들의 투자자에게 자신들의 행동이 이상해보이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미리 경고한 것이다.

Case 2.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실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경영자로서 나의 일은 실패를 끌어안는 문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아예 실패할 작정을 하고 실험을 해야한다. 성공을 목표로 하면 거기서 멈춰버린다. 그러나 실패를 목표로 하면 실패할 때까지 끊임없는 혁신과 변혁이 일어난다. 오히려 지루하게 성공한 직원들이 회사에 불필요한 존재다." 아마존은 '가장 편하게 실패할 수 있는 회사'이며 빠른 실패가 빠른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당장 실행하면 결과에 상관없이 'Just do it'상을 수여하고 있다. 큰 실패였을지라도 말이다.

시대적으로 볼 때 모든 조직이 새로운 도전을 강요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두 새로운 기준(Next Normal)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상황, 그러하기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 지 난감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은 필히 실패의 과정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지난 수주간 필자의 관심은 '실패'란 무엇이고, 어떻게 실패하는 것이 덜 아프며, 더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이제 그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는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상황을 반전시키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이세돌이 알파고와의 네번째 대국에서 던진 78번째 수는 어떻게 나온 것인가? 이러한 신의 한수를 도출하는 정형화된 프로세스는 없는 것인가? 모든 것을 운에만 맡길 것인가? 아니면 제임스 다이슨의 먼지봉투없는 진공청소기처럼 5,126번의 실패를 감당한 후에야 선물처럼 찾아오는 것인가?

'실패를 장려하는 문화'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의 실패축하파티는 실패에 대해 용인하고 권장하는 문화의 대명사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코로나라는 대형악재의 상황에서 과감히 '실패해도 좋다'는 조직이 얼마나 있을까? '실패를 장려하는 문화'라고 쓰고 '배부른 소리'라고 읽는 것이 현실이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아픈 법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의 실패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보니, 실패에 대해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다. 얼마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언리더십(UN-LEADERSHIP)'의 저자 닐스 플레깅을 가까이서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현대사회의 복잡성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그 파도위에 올라탈 수 없으며 인간의 창의성 발현을 통해서만 혁신에 다가갈 수 있다고 하며 그 필수 조건으로 '수많은 실패'를 들었고 그 실패가 곧 창의성(Creativity) 이라는 것이다. 실패가 두렵긴 하지만,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혁신의 힘은 반드시 실패를 수반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실패할 것인가?

Case에서 언급했던 기업은 세계 탑티어들이다. 그들이 아닌 99.99%의 기업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실패를 장려한다는 말은 요원하게 들릴 수 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봤을때 가장 '가성비' 높은 실패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하여 폴 J. H. 슈메이커(Paul. J. H. Schoemaker) 전 시카고대 교수의 저서 '빛나는 실수(Brilliant Mistakes : Finding success on the far side of failure)'의 내용은 눈여겨 볼만 하다.

그에 따르면 우선 모든 실수(여기서는 실패와 동의로 사용)가 동등하지는 않다는 사실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해야 할 실수와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구분하는 것이다. 즉, 실패에 소요되는 비용과 실현가능한 잠재적 편익을 놓고 총 4가지의 실수 유형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비용이 커서 남는게 없는 ‘비극적 실수’(치명적인 차사고, 마약 중독), 지나고 보면 가치가 있을 수 있겠으나 일부러 겪고 싶지 않은 ‘심각한 실수’(이혼이나 창업후 파산)이 있으며, 비극적이지도 않고 배울 교훈도 작은 ‘사소한 실수’(주차위반 딱지나 비행기를 놓치는 일)와 작은 실수로 큰 편익을 얻게 되는 ‘똑똑한 실수’(실험실에서의 실수, 퇴사후 더 나은 직업)의 경우로 구분된다. 이렇게 보면 누구나 '똑똑한 실수'를 하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사소한 실수와 똑똑한 실수의 차이는 시간이 흐른 뒤에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똑똑한 실수만 하고 싶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바,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과 편익의 크기를 놓고 ‘실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누가 실패할 것인가?

아직 불안정한 수익구조에 놓여있는 수많은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혁신을 통해 장기적 생존확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기적 성과도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영역이다. 어떻게 생존과 혁신을 버무릴 수 있을까? 기업이 이 두 가지를 실리적으로 챙기기 위해서는 조직의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

물리학자이자 바이오테크기업 신타제약 설립자인 ‘사피 바칼(Safi Bahcall)’은 성공하는 조직의 특징으로 ‘조직의 구조’에 주목한다. 잘 설계된 조직의 구조가 성공의 시금석이라는 뜻이다. ‘룬샷(Loon shots)’이라고 지칭되는 바보같아 보이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탐색할 수 있는 조직과 안정적 시장형성 단계인 ‘프랜차이즈(Franchise)’를 운영하는 조직은 별개로 구성되어야 하며, 단순히 분리운영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서로가 상호 압도적이지 않으며 긴장감을 가지고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상태(동적 평형)을 조성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생각해 볼 때, 조직의 메인파트는 단기성과에 집중하고,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면서도 혁신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역할을 하는 별도 사업부를 설립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의 상호 교류이다. 사실 전혀 다른 목적의 일을 하게 되면 상대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어렵다. 흔히 말하는 사일로(silo) 현상의 하나다. 더군다나 결과물의 가치(혁신vs수익)를 서로 비교할 수 없기에 현실적인 조직운영상 쉽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다. 한쪽에서는 열심히 돈 벌어오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혁신이랍시고 돈 까먹는 '실패'만 하고 있다면 곱게 보일리 만무할 테니 말이다. 이러한 조직내 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리더의 확고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PIXAR에서는 '구성원들이 마음놓고 사고쳐도 될만큼 서로 신뢰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신성시한다. 에드 캣멀이 "경영진이 해야하는 일은 위험을 막는 것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많은 똑똑한 아이디어는 시작단계에서는 멍청해 보인다. 인간은 현상유지편향(Status quo bias)을 가지고 있기에 불안정한 상태로 나아가는 혁신의 길을 불편해 하기 마련이다. 헌데 세상이 아주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타트업 실패사례의 85%가 기존 계획을 고수한 경우이다. 즉, '내가 계획한 것이 틀릴 것이라는 가정이 성공에 대한 가장 확실한 예측'이라는 아이러니한 시대에 살고 있다. 실패를 안고서도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진정한 의미의 개척자 정신이 절실한 요즘이다.

송창용 직장인 자기계발서 '일.상.내편' 저자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9.02  14: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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