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8일 사임을 표명했다. 지병 재발로 인해 국정 지장에 피해를 주기 싫다는 이유였다.

아베 총리는 오랫동안 궤양성 대장염으로 병원을 여러 번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재발 증상이 발견돼 더 이상 국정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궤양성 대장염’과 관련해 카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한희 교수의 도움으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염증성 장질환이란


A 염증성 장질환은 장관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보통 6개월 이상)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흔히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다만,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았다. 염증성 장질환의 진단은 임상 증상, 내시경 및 조직병리 소견, 혈액검사소견, 영상의학검사 소견을 종합해 이뤄진다.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없어지는 관해기와 악화되는 활동기가 반복되는 만성 질환으로 질환의 완치보다는 증상의 조절과 합병증 예방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Q.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의 차이


A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염증성 장질환이다. 염증이 있는 부위가 몇 군데에 떨어져 있는 경우는 없고 염증 부위의 범위가 크든 작든 모두 이어져 있다. 거의 모든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직장에는 염증이 있으며 약 반수의 환자에서는 직장부터 S상 결장까지, 1/4 은 직장부터 S상 결장과 왼쪽 대장까지 나머지 1/4은 직장으로부터 횡행 결장 또는 오른쪽 대장에 이르기까지 병변이 존재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장의 내부를 감싸고 있는 점막층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심한 경우에는 궤양이 유발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혈변, 설사, 배변긴박감을 호소하며, 그 외에도 배변후 잔변감, 점액변, 야간설사, 경련성 복통, 배변 전의 하복부 통증 및 불쾌감 등을 호소할 수 있다.

크론병은 입으로부터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염증이 있는 부위가 연속되지 않고 여러 곳에 떨어져 있을 수 있다. 약 1/3의 환자에서는 소장에만 염증이 있으며 1/3에서는 대장에만, 그리고 나머지 1/3에서는 대장과 소장 양쪽에 만성 염증이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소장의 끝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복통, 설사, 체중감소와 같은 증상이 수 주 이상 나타나는 경우 크론병을 의심할 수 있으며 10대 중반-20대 후반의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라 이들 연령대에서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Q.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A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및 장내세균, 스트레스, 약물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 등이 관련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Q. 염증성 장질환은 어떻게 진단되나


A 염증성 장질환의 진단은 임상 증상, 내시경 및 조직병리 소견, 혈액검사소견, 영상의학검사 소견을 종합해 이뤄진다. 하지만 급성 감염성 장염, 장결핵, 또는 과민성 장증후군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대장내시경 검사다. 대장내시경은 다른 장질환과의 감별, 병변 부위의 평가, 중증도 평가, 치료에 대한 반응 평가, 합병증 및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대장암의 조기 진단을 위하여 도움된다. 그 외 혈액/혈청 검사 및 대변 검사, 그리고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소장조영술과 같은 영상의학검사, 캡슐내시경이나 풍선보조 소장내시경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검사를 통해서도 진단이 1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있을 만큼 감별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Q. 난치성 질환이라고 하던데, 치료 목표는


A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없어지는 관해기와 악화되는 활동기가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다. 따라서, 질환의 완치보다는 증상의 조절과 합병증 예방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치료 목적으로 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혈변이나 복통, 설사와 같은 증상의 소실을 목표로 하는 임상적 관해가 치료 목표였으나, 강력한 항염증작용을 갖는 항TNF제제가 도입되면서 증상이 소실되는 임상적 관해를 넘어 내시경검사에서 육안적인 내시경 소견 및 조직검사 에서 궤양 및 염증 소견이 없는 점막치유(mucosal healing)의 유지가 최종적인 치료 목표로 인정되고 있다.

약물 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염증성 장질환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궤양성 대장염은 출혈이 조절되지 않거나, 천공 또는 대장암이 발생한 경우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크론병에서는 장폐쇄, 복강내 농양, 장 천공, 출혈 및 협착, 그리고 대장암이나 대장암 전암성 병변이 확인된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 궤양성 대장염과는 달리 크론병은 수술 후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Q.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사람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A 궤양성 대장염 또는 크론병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2.3-2.7배 정도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궤양성 대장염 중 직장에만 염증이 있는 경우나 소장에만 염증이 있는 크론병 환자에서는 대장암 발생 위험이 일반 인구와 비교해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염증의 범위가 넓을수록, 궤양성 대장염 이환 기간이 길수록, 염증이 심할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내시경에서 협착이나 가성폴립이 관찰되는 경우에도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원발성 담관 경화증이라고 하는 담도 질환이 동반된 경우, 대장암의 일차 직계 가족력이 있는 경우, 대장암 전단계 병변인 이형성이 과거에 있었던 경우에도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염증성 장질환에서 염증의 악화가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과정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기전으로 여겨지며,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적절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여 대장암 전단계 병변인 이형성을 발견해 내시경적 또는 외과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에 의한 증상이 없더라도 염증을 조절하기 위한 약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서 담당 의사가 권하는 적절한 시기에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Q.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주의해야 할 음식이나 생활습관


A 규칙적인 진료를 통해 질병의 상태를 잘 조절하고, 주치의의 지시사항을 잘 따르며, 약물을 잘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의 질병과 상태를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에게 숨기지 말고 그들과 상의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부드럽고 영양 밀도가 높은 음식이 추천된다. 면역력 증강과 근육량 유지를 고려하여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메가3는 염증 억제에 도움이 되는데, 등푸른 생선과 들기름에 포함되어 있어 이를 식단에 적극 반영하도록 한다. 올리브유도 음식에 끼얹어 섭취하면 염증 억제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식 품으로 비타민, 무기질 섭취가 충분치 않다면 주치의와 상의하여 영양제로 보충해도 좋다.

소장 특히 회장 말단부에 염증이 있다면 지용성 비타민 A, D, K와 비타민 B12 등이 부족하기 쉽고, 장 출혈 시에는 철분, 설사가 심하면 아연, 마그네슘, 각종 전해질이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식단에 이를 반영토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