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는 줄어드는데 가격은 오르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6.17 대책 이후 두달 동안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들이 빠르게 소진됐다. 그 바람에 매물이 잠기며, 집을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유리한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세입자가 새로운 전세집을 구하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전세시장은 재개약 위주로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초 전세난을 불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2차 유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임대차2법(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도 시행된 상황이다.

거래절벽에도 가격 상승세 여전
▲출처=부동산114

28일 부동산 부동산114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1% 상승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는 각각 0.18%, 0.10% 올랐다. 부동산 대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오름세 자체는 여전한 모양새다.

반면 같은날 기준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1923건에 불과하다. 남은 신고기간을 감안하더라도, 1만건 이상 거래가 발생했던 지난달의 절반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도 강동은 0.20% 올랐다. 수요자가 드문드문 유입됐지만, 대단지 위주로 매물이 부족해져 호가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금천(0.19%), 도봉(0.19%), 노원(0.18%), 구로(0.14%) 등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송파(0.18%), 관악(0.17%), 강남(0.15%), 성북(0.15%) 등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출처=부동산114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은 오름폭이 덜했다. 경인 지역과 신도시는 각각 0.07%, 0.06% 올랐다.

다만 서울과 직주접근성이 좋은 하남은 입주연차가 비교적 길지 않은 단지가 가격상승을 주도하며 0.28% 올랐다. 이어 광명(0.15%)과 의왕(0.15%), 용인(0.13%), 안양(0.11%), 고양(0.10%) 순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신도시 가운데서는  파주운정(0.10%), 평촌(0.09%), 동탄(0.09%), 분당(0.08%), 일산(0.08%), 광교(0.06%), 판교(0.03%), 산본(0.02%) 순으로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눈치보기가 치열해진 분위기다.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과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 사이에 간극이 벌어졌다"면서 "다만 매물 부족으로 인해 아직은 매수세가 더 강한(매도자가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차 2법에 코로나까지...전세시장 재계약으로 개편
▲출처=부동산114

올해 하반기 전세시장은 재개약 위주로 개편돼, 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임대차2법이 시행된 가운데, 코로나19도 가세했다. 올해초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임차인들이 부동산 방문을 꺼리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고 전세값이 올랐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강남권과 비강남권 구분없이 전세 매물이 귀해지면서 전주보다 0.13% 올랐다. 특히 금천(0.50%)가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고, 강동(0.30%), 노원(0.25%), 송파(0.18%), 성북(0.17%) , 도봉(0.16%), 동대문(0.15%)이 뒤를 이었다.

경인 지역과 신도시는 각각 0.09%, 0.08% 오르며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경기 하남(0.30%), 과천(0.21%), 광명(0.20%), 용인(0.16%), 성남(0.14%), 의왕(0.14%), 부천(0.13%), 수원(0.13%) 순으로 올랐다. 신도시의 경우에는  평촌(0.10%), 분당(0.09%), 일산(0.09%), 동탄(0.09%), 광교(0.09%), 판교(0.08%), 위례(0.08%) 등이 많이 올랐다. 

윤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임차인들이 집을 보여주기 꺼려해 전세 시장이 재계약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임차인 가운데 새로 이사를 가거나 계약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현재 상승한 전세값으로 집을 구해야해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