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브하빈 아히르가 개발한 무접촉 E/L 버튼 시스템 스파시리스(Sparshless)는 10~15mm 거리에서 버튼을 가리켜 원하는 층을 선택할 수 있고, 각 층의 엘리베이터 입구에 설치해 사용자는 위아래 화살표 버튼 밑에 손을 갖다 대면 엘리베이터가 호출된다. 출처= TechMax Solutio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에도 엘리베이터(E/L)를 타는 것에 대해 걱정해야 할 많은 이유들이 있었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좁은 공간에 꽉 차 있는 것에서부터 층 사이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일까지.

그러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2000만명이 넘는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든 버튼을 통해서든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브하빈 아히르는 지난 3월 인도 정부가 폐쇄령을 시행하자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안에서도 두려움을 느꼈다.

아히르는 서부 구자라트주(Gujarat)에 있는 13층짜리 아파트의 12층에 살고 있다.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매일 수 차례 수 백명이 타고 내린다.

인도에서 테크맥스 솔루션(TechMax Solution)이라는 전자기기 회사를 창업한 아히르는 "버튼을 만지는 것이 항상 두려워서 그 분야에 몇 가지 개발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곧바로 개발에 착수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스파시리스’(Sparshless)라고 이름을 붙였다(Sparsh는 산스크리트어로 터치를 의미한다).

이 시스템은 기존 엘리베이터 버튼에 적외선 신호를 발산하고 감지하는 패널을 장착하는 것으로, 사용자는 버튼을 직접 터치하지 않고도 10~15mm 거리에서 버튼을 가리켜 원하는 층을 선택할 수 있다.

스파시리스 장치는 각 층의 엘리베이터 입구에도 설치해 사용자는 위아래 화살표 버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면 된다.

스파시리스는 사람들이 만지는 모든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진 코로나 세상을 위해 고안된 완전 비접촉식 시스템이다.

E/L 버튼, 변기보다 더 더러워

우리는 엘리베이터 버튼이 더럽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엘리베이터 버튼에서 변기 시트보다 더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시험 연구에 따르면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베이터는 일반적으로 통풍이 잘 되고 사람들이 짧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물의 표면에서 최대 72시간 동안 생존한다고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버튼을 터치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몇 가지 창의적인 해결책이 나타났다. 태국에서는 한 쇼핑몰에 발로 페달을 밟아 원하는 층을 선택하는 장치가 등장했다. 일본에서는 이쑤시개 회사가 버튼을 누르는 ‘비접촉 스틱’을 판매하기도 했고,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직접 터치하지 말고 펜이나 손가락 마디 등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에서 아히르는 더 정교한 기술을 추구했다.

▲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에서는 고객들이 페달을 밟아 원하는 층을 선택할 수 있는 장치도 등장했다.     출처= CNN

제품 개발에 착수하다

아히르의 사무실은 수랏(Surat)시에 있으며 12명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31세의 청년 기업가 아히르는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2009년에 테크맥스 솔루션을 창업했다. 이 회사의 핵심 제품은 보안 장 치인데 인도 정부가 4개월 동안 봉쇄령을 지속하는 동안 전혀 일을 하지 못했다.

"봉쇄 기간 동안 단 1 루피도 벌지 못했습니다.”

아히르는 봉쇄기간 동안 스파시리스를 개발하고 그 첫 프로토타입을 이웃들과 함께 테스트했다. 테스트에서 낮 동안의 햇빛이 판독 오류를 유발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즉시 수정했다. 또 엘리베이터의 정상적인 작동, 즉 엘리베이터 제작회사의 품질보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식으로 설치될 필요가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런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다음 단계는 고객을 찾는 것이었다. 아히르는 "전국적인 봉쇄령으로 영업이 쉽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15개 건물에 이 장치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수미트와 수실라 카타리아 부부는 그 건물들 중 하나에 산다. 수미트는 엘리베이터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고 수실라는 델리 남서부의 메단타 병원(Medanta Hospital) 의사로 일하며 지난 3월부터 수백 명의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해 왔다.

수미트 카타리야는 자신의 2층짜리 주택 단지의 개인용 엘리베이터에 이 시스템을 장착해, 만일의 경우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된 경우 부인과 가족, 방문객의 감염 위험을 줄였다. 스파시리스를 설치한 지 한 달이 되었는데 "완벽하게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히르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브라질로부터 상담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조국 인도에 먼저 작은 공장을 짓고 올해 말까지 1500대 정도 팔고 싶은 야심을 가지고 있다.

"힘든 상황이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