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갤럭시 에코시스템 갤럭시 노트20 울트라, 갤럭시 버즈 라이브, 갤럭시 워치3. 출처= 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 디바이스 ‘갤럭시(GALAXY)’는 그 이름만으로 당대 최고의 성능이 보장되는 브랜드다. 그런 만큼 매년 일정 기간을 주기로 출시되는 갤럭시의 신제품은 전 세계인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름값의 무게는 때로 삼성전자에게는 부담감을 넘어 큰 위기 상황을 안겨다 주기도 한다. 세계인의 큰 관심과 비례하는 삼성전자 갤럭시의 ‘소송(訴訟) 잔혹사’를 짚어봤다. 

NPE의 역습 

삼성전자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로부터 또 송사에 휘말렸다. 27일 미국의 NPE ‘개리티 파워 서비스(GPS)’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GPS는 “갤럭시S20·갤럭시노트10·갤럭시노트20·갤럭시Z플립·갤럭시버즈 플러스 등 제품이 무선으로 배터리를 충전·방전하는 자사의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은 스마트폰 뒷면에 다른 기기를 접촉시키면 스마트폰의 배터리 전력이 기기와 공유되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시리즈부터 최근 선보인 갤럭시노트20 등 주요 제품에 이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IM(모바일) 부문 관계자는 “기술 관련 소송이 제기되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지만 실제로 소장(訴狀)이 발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라면서 “해당 내용으로 정식 소장이 전달되면 그 이후에 내용을 확인하고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에는 암호화 관련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PACid가 삼성전자 갤럭시가 자사의 ‘생체인증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에는 미국의 초음파 광학기기업체 임페리엄이 자사의 카메라 특허를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수많은 기술 특허와 관련 송사에 휘말리고 있다. 미국의 구이 글로벌 프로덕트(Gui Global Products)는 갤럭시 버즈플러스(무선이어폰)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스웨덴 네오노드는 ‘밀어서 잠금해제’ 기술 특허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 인도네시아에서 출시된 삼성 갤럭시 노트20. 출처= 삼성전자

사실 NPE 차원의 소송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삼성전자 역시 전 세계 수많은 NPE들의 가장 좋은 타깃 중 하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갤럭시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모든 소송에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NPE들의 소송은 실제 기술특허 침해 사례를 지적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많은 전례에서 NPE들은 삼성전자 외에도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다. NPE들은 이러한 소송을 ‘언론 플레이’를 통한 마케팅으로 활용해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도 그와 비슷한 맥락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7년 전쟁 ‘앱성(Appsung) 소송전’ 

삼성전자는 기술 관련 소송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민감하고, 철저하게 대응하는 업체다. 그만큼 특허 관련 큰 소송문제를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갤럭시 '소송 잔혹사'는 현재 삼성전자의 가장 큰 협력사인 애플과 엮인 문제에서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서로 “상대의 스마트폰이 자사의 기술을 무단 도용했다”는 이유로 한국·미국·일본·독일·네덜란드·영국 등 9개 국가 법원에서 2011년 4월부터 2018년 6월까지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치열한 소송전을 벌였다. 스마트폰 사업 영역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업체들의 자존심과 직결됐던 이 소송전은 이후에 한국 대 미국의 ‘국가 대항전’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은 한동안 국가대항전 소송으로 여겨졌다. 출처= 삼성전자

이 사건의 발단에 대해서는 상당히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그 중에서 나름 신빙성이 있는 주장은 “애플 前CEO 故스티브 잡스(1955~2011)는 삼성전자가 갤럭시의 운영체계를 애플의 IOS가 아닌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실제 스티브 잡스는 기술 부문에서 많은 것을 협력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이 선택을 매우 불쾌해했다고 전해진다. 

2011년 4월 애플은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 갤럭시가 애플 아이폰의 디자인과 기술 특허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여기에 반박하면서 맞제소를 했고 미국에서 시작된 소송전은 9개 국가까지 확대된다. 이 과정에서 애플의 주장이 인정되고 삼성전자가 이를 또 뒤집고, 여기에 대해 애플이 또 항소하고, 삼성이 또 맞서는 공방이 반복되면서 수 십 차례 이상의 재판이 열렸다. 이는 2018년 6월이 돼서야 양자 간 특허 합의로 논란이 종료된다.

이렇듯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수많은 ‘보는 눈’들의 견제를 계속 받고 있다. 이러한 견제는 때로 삼성전자에게 있어 가혹한 시련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