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아트센터 개인전 전시전경, 2005년.

정현숙은 캔버스 대신 지지체로 부조 형태의 사각을 쓰기 시작하는데 그 초기 형태는 도널드저드의 ‘특수한-오브제’와 유사하게 두꺼운 입방체를 반복하는 형태였다. 캔버스 대신 정방형으로 이루어진 사각의 부조 형상을 지지체 삼아 그 위에 화려한 색채로 점무늬 패턴을 이루는 동일한 크기의 작은 원을 그려 넣었다.

이후 정방형 부조의 두께는 점점 얇아지고 그 위에 그려 넣는 원은 사각이 만나는 경계선에서 반으로 쪼개기도 하고 사이사이에 줄무늬를 넣기도 했다. 들쑥날쑥한 입방체와 다양한 크기의 원이 후퇴와 팽창의 시각적 환영을 야기한다. 정방형 캔버스를 조합하는 방법을 쓰면서 규모도 커지는데 전체 폭이 4미터에 이르는 작업에서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

▲ Before and After, 50×120㎝ Acrylic, Mother of Pearl on Canvas, 2005

정현숙은 사각과 원의 정형성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도 병행한다. 지지체의 형태가 사각의 틀을 벗어나고 작품의 구성요소 또한 정방형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사각을 조합하여 대나무 공예품의 결과 같은 텍스처를 연상시키는 효과를 내고, 화면 중간 중간 비정형의 쉴 공간을 열어두어 회화적 느낌을 더하려 한다.

▲ Before and After, 60×120㎝ Acrylic, Mother of Pearl on Canvas, 2004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여 온전한 3차원 입체작업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후 정현숙의 작업은 깔끔한 구성적 형태로 자리를 잡지만, 그녀의 다양한 실험은 무의식적으로 원의 형상으로 회귀하고 집중하는 과정이었음을 말해준다.

이 시기 자르고 조합하고 붙이는 작업에 있어 정현숙 특유의 재능이 드러나고 추후 본인만의 방법론을 탐색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현숙(크리스털&자개 미니멀 컬러 아티스트 정현숙,서양화가 정현숙,Dansaek abstract art of crystal and Mother of Pearl,JEONG HYUN SOOK,미니멀컬러 아티스트 정현숙,정현숙 작가,Minimal Color Artist JEONG HYUN SOOK)의 다양한 실험은 결국 작가로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던 셈이다.

△글=이필, 홍익대학교 교수, 미술평단 2019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