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과 엔씨소프트(036570)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1·2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경쟁에서 밀려난 넷마블은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27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이날 최고 매출 순위 1위부터 4위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게임이 절반씩 차지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과 리니지2M 등 ‘리니지 형제’가 각각 1·2위를 지켰고 넥슨은 바람의나라: 연(3위)과 V4(4위)로 맞서고 있다.

▲ 바람의나라 연 대표이미지. 출처=넥슨
▲ 리니지2M. 출처=엔씨소프트

당초 매출 순위 3위 자리에는 어떤 게임이 오르던지 간에 ‘리니지 형제’의 아성을 넘보는 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2위와 3위의 매출 격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7월 출시한 바람의나라: 연이 출시 일주일 만에 리니지2M을 끌어내리며 매출 순위 2위를 차지한 뒤로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본격적인 대립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바람의나라: 연과 리니지2M은 여러 차례 순위를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특히 넥슨은 지난해 11월 출시이후 장기흥행하고 있는 V4가 매출 4위를 차지하며 모바일 사업을 받쳐주고 있다. 5월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6위) 역시 크게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상반기만해도 엔씨소프트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3대 마켓 종합)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4.8%로 압도적이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흥행시킨 넥슨이 5.8%로 뒤따랐고 넷마블(4.6%), 웹젠(3.8%) 순으로 나타났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격차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온전한 실적 반영과 바람의나라: 연 성과가 더해지며 현 상황에서는 큰 폭으로 좁혀졌을 것으로 파악된다. 

넥슨의 모바일 게임 사업이 지난해와 비교해 확연히 바뀌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해 넥슨은 신작 10여종을 쏟아냈지만 흥행은 요원했다. 하지만 V4 흥행을 시작으로 자사의 인기 자체 IP(지식재산권)을 모바일 시장에 들고 나오며 전세가 역전됐다.

넷마블 눈길, 해외로

반면 엔씨소프트의 대항마로 꼽혔던 넷마블(251270)은 점차 국내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줄고 있다. 주요 흥행 타이틀인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11위), 리니지2레볼루션(16위) 등이 매출 자연 감소를 겪으며 최상위권에서 밀렸다. 최신작으로 볼 수 있는 A3: 스틸얼라이브(19위)와 마구마구 2020(23위)는 타사 흥행 신작들의 기세에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넷마블은 그간 많은 투자를 단행했던 북미·유럽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차츰 두각을 내고 있다. 북미·유럽 지역에 진출한 일곱개의대죄: 그랜드크로스가 성과를 견인, 2분기 해외에서 역대 분기 최고 수준인 매출 5144억원을 냈다. 이와 함께 해외 매출 비중은 전분기 대비 4%포인트 급증한 75%를 기록했다.

사실 넷마블의 포트폴리오 자체가 국내보다는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에 집중되어 있다. 전체 매출 중 RPG 장르 매출은 4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MMORPG장르의 경우 25% 수준에 그친다. 캐주얼 장르 매출 비중 또한 25%로 MMORPG와 같은 수준으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이 늘고 있다. 출처=넷마블

넷마블이 그간 강조해 온 ‘한국형RPG의 글로벌화’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파이가 한정된 반면 경쟁자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국산 MMORPG 시장을 벗어나 시장 규모가 배 이상 큰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다만 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넷마블은 매출 대비 18.2%에 달하는 마케팅비용을 투자하고 있어 영업이익률은 게임 산업 평균 대비 뒤쳐진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매출 대비 마케팅비용 비중은 각각 2.3%, 6.7% 수준에 그친다.

한편 넷마블은 오는 4분기 자체 개발작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후속작인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 등을 출시하고 추가 매출원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