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사진=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급증했다. 하반기 들어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되자 넘치는 유동성은 여전히 줄어들 줄 모른다. 그에 따른 주식시장의 변동성 역시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좀 더 신중하게 펀더멘탈에 근거한 투자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주식시장은 변덕스럽기 때문에 과도한 유동성으로 인한 버블 이후에는 급락, 기업 가치로의 회귀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을 만나 유동성 시대의 주식 투자에 대한 소견을 들었다.

Q.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이 무섭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가 지난 3월과 같은 충격을 또 받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A. 지난 3월에는 경제주체들이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국내 증시가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전파 문제가 아닌 이를 빌미로 발생한 미국의 경제 ‘셧다운’에 따른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경제 재개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과는 다른 상황입니다.

▲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사진=임형택 기자

더불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해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펼침으로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3월 같은 급락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가 급등한 만큼 버블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한 주식시장은 코로나19 보다는 차익 욕구에 따른 매물 출회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그나마 개인투자자들 덕분에 시장이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하반기 들어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투자를 계속해도 괜찮을까요?

A. 올 하반기에는 조심해야 하는 이슈가 있습니다. 우선 오는 11월 3일 있을 미국 대선입니다. 현재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이 트럼프 현 대통령에 비해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입니다. 트럼프는 “대선을 연기해야 한다” 혹은 “대선과 관련해 재선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우편 선거는 부정 선거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우려스럽다” 등의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이는 조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규모 소송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2000년 11월 부시와 고어의 선거에서 플로리다 재검표를 둘러싼 마찰로 S&P500 지수가 10% 조정을 보였던 사례가 있습니다. 당시 소송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정 폭이 컸습니다. 따라서 이번 미국 대선을 두고 대규모 소송이 전개되면 증시 낙폭은 커질 수 있습니다.

▲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사진=임형택 기자

현재 기업들의 이익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은 시장의 조정을 확실시합니다. 따라서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이제는 투자에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구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글로벌 유동성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유동성이 향후 어디로 향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이유와 함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유동성, 특히 고객 예탁금의 경우 주가지수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보다 주가지수와 연관성이 큰 것은 신용잔고라고 판단합니다. 신용잔고는 증권 거래법상 각 증권사의 자기자본 만큼 공여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대형 증권사 등은 리스크를 감안해 자기 자본의 60%로 이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현재 16조원 내외를 기록하고 있는 이 신용 잔고는 더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그동안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순매수 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시장 보다는 더 안전한 MMF(머니마켓펀드) 등 현금 쪽으로 넘어갈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됩니다.

Q. 올해 주식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많습니다. 특히 빚을 내서 투자한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이 지금 상황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A. 올 하반기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용 공여 한도가 제한되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만약 확대된다면 로스컷(손절매) 우려가 높은 상황입니다. 이를 감안해 변동성이 확대되기 전 주식시장에서 한발 물러서야 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사진=임형택 기자
Q. 장기화된 저금리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어떤 방향성과 기준을 갖고 투자해야 실패를 겪지 않을까요?

A. 금융시장에서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변화 요인을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키움증권의 경우 키움 데일리, 채널K, 유튜브, 팟케스트 등을 통해 기본적인 시장의 변화 등을 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Q.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가치도 변화했습니다. 2000달러 아래로 추락하는 등 7년 만에 최대 폭의 급락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금’에 대해 투자하는 것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A. 금은 달러, 각국 중앙은행들의 수요, 인플레이션 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최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변경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금은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급하게 오른 상품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올 하반기에는 미국 대선 등과 같은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제한된 낙폭 가운데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됩니다.

Q. 현재 지속된 저금리 등에 따라 주식 시장에 몰려든 유동성에 위험성은 없습니까? 개인투자자들에게 조언하신다면.

A. 주식시장은 변덕스럽습니다. 그러나 결국 귀결되는 부분은 기업 가치로의 회귀입니다. 어느 순간 과도한 유동성으로 버블이 생길 수는 있으나 이후 급락을 불러와 기업 가치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기적인 변덕에 급락하게 되면 반발 매수가 유입되고, 결국 기업 가치로 돌아오는 게 시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인 반응과 감정적인 과잉 반응을 구별해야 합니다. 땀 흘려 번 자산을 감정적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항상 펀더멘털에 주목해 투자해야 합니다.

▲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사진=임형택 기자

앞으로도 많은 변화 요인들이 있겠지만 주식투자의 기본을 지키는 투자를 한다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이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