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전격 회동에 나서 지지부진하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모처에서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안을 의제로 한 시간 가량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두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려고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사람은 앞서 지난 3월과 6월 말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번번히 입장차만 확인한 채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이어 이달 20일에는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과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까지 나서 대면협상을 가졌지만 양쪽의 의견차이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채권단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의심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인수 부담을 덜어줄 파격적인 제안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얼마 남지 않은 이 회장의 임기도 파격 제안의 근거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정 회장에게 채권단의 공동투자를 제시했다는 보도가 돌기도 했다. 채권단이 HDC현산과 함께 각각 최대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총 3조원을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투입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즉,  HDC현산의 입장을 수용해 매각가를 절반 정도 깎아주기로 했다는 것.

하지만 산은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최고경영진간 면담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가 없고, HDC현대산업개발과 협의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해당 내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 결과 영구채 추가 인수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이나 유동성 추가 공급 등이 거론되고 있다.  

HDC현산은 코로나19 사태로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충분한 실사를 했던 만큼 재실사에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