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fore and After18008, 130×130㎝ Acrylic, crystal and Mother of Pearl on Canvas, 2018

정현숙의 초기 작품세계는 원형을 이용하였다. 주로 황금색으로 이루어진 크고 작은 원형들은 반복과 증식을 통하여 우주의 형성 원리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원형에 다양한 색채가 더해지고 사각형의 형태가 도입되는 변화를 시도하였다.

원형과 사각형은 화면 내에서 서로의 차이를 나타내면서 조화롭게 표현되었다. 그리고 원형과 사각형을 이용한 입체적인 구성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부조로 된 입체 작품도 제작하였다.

2007년 무렵부터는 '자개'를 이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자개'는 우리의 전통 공예품에서 사용하던 것인데 회화에서 재료를 재해석하여 사용한 것이다. 초기에는 주로 자개를 띠줄같이 이어서 배치한 것과 원형과 사각형의 패턴을 반복하거나 그물망처럼 구조화한 것이었다.

이는 주로 추상적으로 표현되었다. 자개에서 나타나는 문양을 배열하거나 자개를 자르고 끊어 화면 위에 배열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질서와 조화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 Before and After18016, 130×130㎝ Acrylic, crystal and Mother of Pearl on Canvas, 2018

자개는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 집안 생활용품의 장식용으로 인기가 있었으며 많은 사람이 원하였다. 자개는 아름다운 색채를 지니고 있는데 그 재료로는 조개껍데기, 호박, 금속, 돌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자개를 장롱이나 그릇에 접착시키고 그 위에 옻칠을 여러 겹 더하여 생활용품들을 완성해 내는데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정현숙(크리스털&자개 미니멀 컬러 아티스트 정현숙,서양화가 정현숙,Dansaek abstract art of crystal and Mother of Pearl,JEONG HYUN SOOK,미니멀컬러 아티스트 정현숙,정현숙 작가,Minimal Color Artist JEONG HYUN SOOK)은 화면 위에 작품을 구상하고 스케치한 후 자개를 작품의 구조에 맞게 자르고, 끊어 붙이며, 그 위에 접착제로 덮어서 표면을 완성한다.

이로써 자개를 이용한 공예품이 아니라 자개를 이용한 회화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의 작품 표현은 자개를 이용한 칠기나 장롱을 만드는 것과 같이 많은 수공의 노동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자개의 장식과 함께 크리스털을 가공한 스와로브스키를 부분적으로 장치한다. 스와로브스키는 자개와 어울려 화려하면서도 품위 있는 장식적인 화면을 만들어 낸다.

△글=오세권 미술평론가 대진대학교 교수, 미술평단 2019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