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테스트기 등과 진단 방법 달라”

코로나19 검사, RT-PCR 진단키트 주로 활용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일각에서 개인이 임신테스트기처럼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을 활용해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은 대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분석을 위한 장비가 별도로 필요해 개인이 RT-PCR 키트를 활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속진단키트로 불리는 항체진단키트는 혈액 한 방울로 10분 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감염 후 3~7일 이하에서는 검사가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 개인이 사용할 시 감염 여부 판단을 잘못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임신테스트기ㆍRT-PCRㆍ항체진단, 다른 점은?

병증 등을 진단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체내진단과 체외진단으로 나뉜다. 체내진단은 내시경을 직접 활용하거나 방사선, 초음파 등 매개체를 활용해 얻은 몸 안의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의 유무 및 경중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체내진단 방법은 초음파, 엑스레이, CT, MRI 등이 있다.

▲ 체외 및 체내진단 종류.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체외진단은 인체에서 채취한 다양한 검체에 대해 생화학적 반응을 활용해 얻은 정보에 기반을 두고 질병 유무와 정도 등을 판단하는 방안이다. 이는 분자진단, 면역진단, 유전자검사, 액체생검 등이 있다. 최적화된 시약과 측정기기 등을 종합한 시스템이 분석의 핵심이다. 임신테스트기와 RT-PCR키트,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 등은 ‘체외진단의료기기’로 분류된다.

체외진단의료기기는 안전관리 수준이 높은 순서에 따라 4등급부터 1등급까지 4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등급은 해당 의료기기를 사용한 진단결과 등이 개인이나 공중보건에 미치는 잠재적 위해성 등이 고려돼 지정된다. 3~4등급은 허가, 2등급은 인증, 1등급은 신고로 관리된다. 임신테스트기는 2등급, RT-PCR 키트 및 항체진단키트는 3등급이다.

▲ 체외진단 의료기기 등급 분류 기준.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임신테스트기는 hCG라는 호르몬을 활용해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돕는다. hCG는 착상 후 태반에서 생성돼 임신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호르몬이다. 이는 수정 후 약 7일부터 분비돼 일정 기간까지 농도가 증가한다. 임신테스트기는 hCG에 대한 항원ㆍ항체 반응을 이용한 면역크로마토그래피법으로 색 발현을 육안으로 판별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코로나19 RT-PCR 키트는 상기도(코, 목구멍, 후두 등)와 하기도(기관지 등)에서 검체를 채취해 정제한 후 코로나19 특이 유전자를 증폭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진단키트마다 증폭 대상의 유전자 부위 등이 다르다. 검사 정확도는 95% 이상으로 알려졌다.

항체진단키트는 혈액을 채취해 인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항체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생성된다. 초기 항체는 igM, 후기 항체는 igG로 구분된다. 이는 각각 감염 후 빠르면 3일 이후, 대개 일주일 전후, 10일 이후에 혈액을 통해 검사를 할 수 있다. 감염 후 항체가 형성되기 전인 3~7일 이전에는 검사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코로나19는 감염병…개인 진단 시 해석 오류 가능”

식약처의 체외진단 의료기기 등급 분류 기준에 따르면 임신테스트기는 개인 중등 및 공중 위해성이 낮아 2등급으로 분류된다. 코로나19 진단키트는 개인 및 공중 위해성이 중등도로 3등급으로 구분된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활용하기 위해 채취하는 검체 등은 잘못 다룰 시 전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코로나 검사는 공중보건위기 대응을 위해 실시하는 검사”라면서 “정확한 검사를 위해 개인 검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RT-PCR 키트는 분석 장비가 필요하다는 점도 개인이 이를 활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준다. RT-PCR 키트는 콧물과 가래, 침 등 검체를 시약에 넣고 분석 기기를 통해 결과치를 확인해야 한다.

개인이 항체진단키트를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정확도 논란과 오용 가능성이 꼽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항체 검사는 낮은 정확도로 사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정확도와 관련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체외진단기기 업계 전문가는 “항체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생산, 판매하는 기업에서는 높은 정확도를 내세운다”면서 “규제기관은 성능 검사 기준과 관련해 경험을 쌓으면서 까다롭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용 가능성으로는 항체 형성 유무와 별개로 감염 유무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에 대한 점이 부각된다. 체외진단기기 업계 전문가는 “항체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기 전에 감염이 됐는지, 안 됐는지 확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RT-PCR은 전문가가 검체를 제대로 채취해야 하고, 시설, 장비 등이 필요하다”면서 “항체진단키트로 항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는 것만으로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안 시키는 정도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개인용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사용되는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임신테스트기 등과 검사원리 및 방법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전문인력과 시설, 장비 등이 필요하다”면서 “진단검사 전문의의 정확한 검사결과 판정이 필요해 개인이 검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