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IFC몰 식당가에 사람이 없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큰 타격을 입은 외식업계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고 있다. 배달·포장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자 전용 매장을 도입·확대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해 외식의 내식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선보인 온라인 배달 플랫폼 ‘셰프투고’의 배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 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3월 배달건수는 1월 대비 47% 늘었고, 7월에는 75%까지 증가했다. 셰프투고에서는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펍 ‘데블스토어’,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 버거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 등 각 브랜드의 인기 메뉴를 배달앱 또는 포장으로 판매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현재 테스트 매장으로 운영 중인데, 코로나19 이후 반응이 좋아 젊은층이 좋아하는 메뉴를 확대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한다”면서 “특히 오피스가 밀집한 강남지역의 경우 증가세가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카페 드롭탑은 지난해 12월 커피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최근 매출이 크게 올랐다. 지난 2월까지 103% 매출을 신장하더니 현재 7월 매출액은 전달 대비 42% 증가했다. 드롭탑은 배달 서비스를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을 통해 약 70여개 매장에서 시행하고 있다. 특히 7월에는 긴 장마로 인해 ‘홈캉스(홈+바캉스)’를 즐기는 고객들이 늘면서 더욱 높은 매출액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VIPS)도 최근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VIPS YUM Delivery)’를 공식 론칭했다. ‘빕스얌 딜리버리’는 빕스의 정통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쉽게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딜리버리 서비스 브랜드다. 서비스는 수요가 많은 서초, 송파 지역을 시작으로 향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배달과 포장에만 특화된 매장의 형태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배달과 포장을 전문으로 하는 ‘BSK(BBQ Smart Kitchen)’ 신규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8~12평 소규모 매장으로 내부 손님은 받지 않고, 음식 배달은 100% 배달대행업체에서 진행한다. 내부 인건비를 최소화하다보니 BSK 창업비용은 5000~6000만원이면 충분하다. 이에 자본에 부족한 2030세대의 창업 문의가 빗발치고 있고, 실제 매장 계약점주의 70%가 2030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BBQ 관계자는 “지난 6월 처음 BSK 매장을 공개한 이후 한 달 동안 계약만 70건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면서 “언택트 소비가 대세인 만큼 향후 출점을 더욱 확대해 올해 안에 100호점을 넘길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하반기 외식시장...포스트 코로나 배달 전문 창업↑

외식업계가 배달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없이 매장을 운영하는 것만으론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전년 동원 대비 음식서비스 61.5%(4770억원), 음·식료품 39.4%(4104억원)가 증가했다. 이에 프랜차이즈도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주를 이뤘던 방식에서 배달 부가수익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불황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외식업계의 배달 시장 진출이 하반기 외식시장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다.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진 창업이 오히려 포스트 코로나에 맞춤형 매장으로 탈바꿈해 하반기에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로 배달 수요가 증가해 배달 전문의 창업수요가 생기기 좋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한 매장 인력이 감소해 인건비는 감소하고, 배달 위주로 운영되는 매장 형태로 창업비용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내에서도 불황 위기를 극복하고 상생에 집중하는 움직임도 하반기 예비 창업자에게 힘을 실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관련 업계 내에서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새판 다지기를 기획하고 있다.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려는 내부 움직임은 이후 창업자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벽배송, 배달앱 등이 발전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배달 서비스가 필수 서비스로 바뀌고 있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음식 배달이 활성화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향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