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RX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히려 경제재개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된 코로나19는 국내 증시에 단기적 조정 요인일 뿐, 중장기적으로 경제재개가 더욱 주목된다.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전면적 경제봉쇄 힘들어"

지난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9일부터 수도권 전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향후 확산에 따라 3단계로 격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非)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6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점진적 경제재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월의 1차 확산 당시에도 대구와 경북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일상생활이 유지됐다. 인구밀도와 이동을 감지하는 빅데이터인 구글 모빌리티 인덱스(Google Mobility Index)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의 활동량 감소는 25% 수준이었다. 평균적으로도 1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최근에는 감속 폭이 5%까지 줄었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지난 1차 확산 시기 당시 큰 위기를 초래했던 부분 중 하나는 공장의 가동 중단이었다”라며 “최근 확진자 발생이 수도권에 집중돼 심리적 타격은 더 클 수 있겠으나, 1차 확산과 달리 공급망 차질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1차 확산이 일어난 대구·경북 근처의 구미·울산 등은 반도체 등 각종 제조업 관련 최종 조립공장과 부품사들이 몰려있어 큰 경제적 피해를 끼쳤다. 반면 경기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의 일부 반도체 공장이 있지만, 중소기업보다 방역 등의 측면에서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전 세계 전문가들은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19 2차 확산을 경고해왔다. 실제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인 호주는 6월 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지난 6월 8일(현지시간) 기준 5명이었던 신규 확진자는 8월 5일에 426명을 기록하며 두 달 만에 80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호주는 매일 2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박소연 연구원은 “호주 정부는 6월 말에는 1차 확산 당시처럼 적극적인 봉쇄 조치를 재개하는 등 방역에 힘썼다”라며 “다만 이후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3월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경제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경제재개에 무게를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호주 정부는 필수 산업에 정책 지원을 집중하는 한편, 유학생 비장 발급을 재개하고 입국 제한을 푸는 등 경제개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추가 조정은 불가피, 그러나 경제재개에 투자해야"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상승세가 꺾인 상태다.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한 코스피는 14~18일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수도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더불어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깜깜이 확진’도 늘고 있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진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18일 증시의 하락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차 확산 당시 높은 수위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대대적인 통화정책·재정정책으로 큰 경제적 피해를 막아냈다. 다만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의 정책을 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에 비해 정책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가, 경제활동 중단이 또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사회적 피해가 영구적 손실로 남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향후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주목하며, 경제재개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BK 안소은 연구원은 “18일의 주가 하락은 누적된 가격 부담, 코로나19 재확산,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이다”라며 “증시는 단기적 조정을 겪겠지만, 3월 이후 반등 경험의 학습효과와 당시에 비해 많은 유동성 효과를 고려해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또한 “앞으로 정부에서 추가 지원 가능한 정책 여력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하겠으나, 연내 승인이 가시화된 코로나19 백신과 정부 방역의 힘을 믿고 경기민감종목 투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