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안동CC 전경. 사진=남안동CC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회원 채권자들의 반대로 인수합병(M&A)가 좌초된 남안동CC(디아이개발,옛 안동떼제베)가 다시 회생신청을 도모한다.

19일 구조조정 업계와 파산 법조계에 따르면 M&A이 회생절차가 폐지된 남안동CC가 회생법원에 회원 채권자들과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의 이 같은 뜻은 법정관리인(박춘영)이 제출한 폐지신청서에 담겼다. 회원 채권자들과 재차 협의를 거쳐 다시 회생신청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 제 17부(재판장 서경환)은 남안동CC에 대해 "회사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관계인 집회에서 부결되었다"며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폐지는 회생절차가 성공하지 못하고 종결되는 것을 말한다.   

회원 채권자들이 반대한 남안동CC의 회생계획안은 골프존카운티가 약 600억원에 인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골프존카운티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스크린골프장업체 골프존뉴딘그룹이 공동 투자한 골프장 운영업체다. 

대다수 회원 채권자들은 지난달 31일 열린 남안동CC의 관계인 집회에서 담보채권자들과 달리  M&A회생계획안에 대해 부동의 표를 던졌다. 변제율이 낮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회사의 채권자는 담보채권자와 일반채권자로 구성됐다. 골프장 부지를 담보로 잡고 있는 채권자의 채권액은 약 241억원, 회원들의 입회보증금 채권액은 720억원이다. 회생계획안은 담보채권자 채권액의 75% 일반채권자의 채권액의 66%의 동의가 있어야 인가된다. 회사 회생계획안의 변제율은 처음 36.65%에서 50%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안동CC가 다시 회생절차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레져업계는 골프존카운티가 다시 남안동CC 인수전에 뛰어들 것인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골프존카운티가 회생절차에서 이미 여러 차례 회원 채권단과 조율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 업계는 남안동CC가 피플랜(P-Plan) 회생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피플랜은 회생신청 이전에 미리 회생계획안을 짜는 것을 말한다. 채권자의 채권액 2분의 1의 동의가 있으면 회생계획안을 만들어 회생을 신청하는 절차다.  골프존카운티는 회원 채권자들과 변제율에 대한 이견으로 폐지됐다. 이 부분을 사전에 조율해 미리 M&A회생계획안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안동CC의 회생절차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골프존카운티가 회생과정에서 채권단과 일단의 합을 겨뤄봤다"며 "기존 회생계획안을 가다듬어 회원채권자들의 동의를 얻는다면 피플랜으로 단기간에 회생절차가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명(박경수 변호사)이 남안동CC를 대리했고 법무법인 클라스(박민선, 이경춘, 최성일 변호사)가 채권자 일부를 대리했다. 

◆ 복수 회생계획안 제출부터 강제인가 논의까지... 순탄치 않았던 남안동CC 회생

남안동CC의 회생이 좌초된 데에는 회원 채권자와 변제율에 대한 이견이 컸던 것이 원인이 됐다. 회사는 회생절차 안에서 구조조정을 하려고 했던 반면 일부 회원 채권자들은 구조조정 밖에서 채권회수를 극대화하려고 했다. 

파산법조계에 따르면 남안동CC의 회생절차에는 M&A회생계획안 이외에에도 회원 지주제 회생계획안이 제출됐다. 회원 채권자들의 회생계획안은 회사 채무의 10%는 현금변제하고 나머지 90%는 출자전환해 주주가 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 외 운영자금 등은 차입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120억원~130억원이 차입해야 할 운영자금이었다.

회원 채권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나눠졌다. 회원 지주제로 남안동CC를 위탁경영하자는 쪽과 인가 후 주식을 골프존카운티에 높은 가격으로 장외매도하자는 의견이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매도할 경우 사실상 남안동CC의 M&A 회생계획안보다 높은 변제율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회생법원 재판부는 회원 채권자들의 회생계획안을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현실성 없는 자금조달 계획이 배제결정의 배경이 됐다.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면서 주심판사(김영석 판사)를 중심으로 강제인가도 고려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강제인가는 동의를 얻지 못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법원이 직권으로 인가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회생법원 한 관계자는 "남안동CC의 M&A회생계획안에 대한 회원 채권자들의 동의율이 저조했고 법정관리인이 강제인가 후 회원채권자들의 반발 분위기에서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강제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골프장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엑스골프’(Xgolf)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골프장 예약 건수는 전년 4월 대비 17% 늘었고  한국레저산업연구소 ‘2019년 골프장 경영실적 분석’에 따르면 전국 260개 골프장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2.5%로 11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