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출처=pixabay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17일 신규 공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호재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시중 유동성 증가로 강한 상승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

18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만2241.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7일 지지선인 1만2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조정기를 걷고 있지만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연중 고점인 1만2000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지난 3월 12일 4857.10달러 대비 약 2.5배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 2017년 최고가를 향하고 있다.

실제 비트코인은 올해 초부터 상승 호재인 반감기 이슈가 존재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몰고 온 안전자산 선호는 상대적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 급락을 가져왔다. 달러와 현금으로 몰린 투자심리는 비트코인 가격 하방 압력을 더욱 키웠다. 이내 5월 17일 찾아온 반감기 이슈는 이 같은 하락한 가격을 모두 상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비트코인 추세, 달러인덱스를 보라

비트코인과 유사한 가격 동향을 보이는 자산은 금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이 강한 변동성을 지닌 비트코인과 같은 가격 동향을 보이는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투자 수단보다 금과 함께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달러인덱스는 지난 3월 19일 10년래 최고점인 103.60을 기록한 이후 급락해 지난 6일 92.76으로 연중 최저점까지 내려왔다.

이 같은 달러인덱스의 급락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급증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월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00b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중 금리가 급락해 유동성이 늘어났다. 늘어난 유동성은 달러 가치를 끌어내려 결과적으로 약(弱)달러 기조를 형성했다.

또 경기부양책 등 미국 정부의 정책 역시 시중 유동성 증가에 일조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저축률은 4월 33.5%로 사상최고치를 달성한 데 이어 6월에도 19.0%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분기 미국 가계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저축률을 9160억달러(약 1085조원) 늘렸다. 여기에 7월 저축분까지 더하면 1조달러(약 118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시중 유동성에 달러인덱스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 비트코인 1년래 가격 추이. 출처=코인베이스

비트코인은 달러인덱스가 고점이었던 지난 3월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그러나 양적완화, 경기부양책, 반감기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하락분을 모두 회복한 데 이어, 약달러 기조 속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각광 받으면서 상승 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비트코인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부동자금이 증시에 이어 금, 은, 원자재, 비트코인까지 섹터를 넘나들며 순환매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화폐가치 하락의 대안으로 금과 은 가격이 최근 가파르기 상승하고 있는데 여기에 비트코인이 동참했다”라며 “화폐가치 하락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지속가능하며 경쟁우위가 있는 우량한 주식, 금과 은 같은 전통적인 화폐가치 하락의 헤지 수단,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화폐가 부각되는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대훈 연구원은 “지난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은 현재의 주식투자 열풍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각종 규제가 발표되고,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프로젝트의 발전속도 등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모든 가상자산 가격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서 잊혀졌다”라며 “하지만 골드만삭스, BoA 등 미국 내 은행들은 가상자산 수탁서비스를 허가 받았고,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던 우리 정부도 특금법을 내년 3월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하는 등 제도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대 1만4000달러까지 오를 것”

16일(현지시간) 조셉 영(Joseph Young)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는 코인텔레그래프 기고를 통해 비트코인 단기적 핵심 가격을 1만2000달러~1만4000달러로 전망했다. 또 9000달러에서 1만2000달러 대에 구매한 ‘큰 손’들에 의해 이 같은 범위를 공격적으로 벗어나려고 하는 변동적인 가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셉 영 애널리스트는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추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라며 “전세계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과 빠르게 증가하는 통화공급은 비트코인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비트코인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대체 가치 자산을 고려했기 때문에 금과 약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라고 덧붙였다.

▲ 암호화폐와 골드바. 출처=pixabay

하지만 비트코인은 태생부터 익명성, 탈중앙화를 고려한 만큼 가격 상승에 제한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최근 급상승한 요인은 자산가치로서 상승이 아니라 헤지 수단으로 반영된 만큼, 언제든지 급락을 겪을 우려를 품고 있다. 과거와 유사한 패턴의 가격 흐름이 나오면 트레이딩봇에 의한 매매로 투자자들도 심리적으로 추격 매도·매수를 하는 양상인 프렉탈 이론으로 전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