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이동통신 고객들의 LTE 요금제 수요와 통신사들의 ‘짠물’ 공시지원금 등이 맞물리며 자급제폰 구매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의 첫날 개통량은 전작 갤럭시노트10 대비 약 10% 많은 25만8000여대를 기록했다. 특히 자급제 판매 비중은 기존 10% 수준에서 10% 중반대로 큰 폭 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비롯해 쿠팡, 11번가,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사전 예약 기간 동안 일부 모델이 품귀 현상을 빚는 등 열렬한 반응을 이끌었다. 통신사 대리점을 통해서가 아닌 온라인으로 직접 기계를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진 셈이다.

▲ KT스퀘어에 진열된 갤럭시노트20 울트라. 출처=전현수 기자

5G 폰에서도 LTE 요금제를 사용하고 싶은 이용자들의 수요가 자급제폰 구매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자급제폰을 구매할 경우 기존 기기에서 사용하던 LTE 유심을 신규 기기에 꽂아 쓰는 일종의 편법을 통해 LTE 요금제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5G 폰을 자급제 구매 이후 LTE 요금제 사용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5G 자급제 폰에 기존 LTE 유심을 사용하는 것은 별다른 문제를 동반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5G 폰에서는 5G 요금제를 쓸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기존 LTE 유심칩을 이용하는 것을 막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른 이용자 불편 사항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급제폰이 아닌 통신사 대리점을 통해 5G 폰을 구매하면 이용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LTE에서 5G 요금제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많은 이용자들은 기존 LTE 속도에 만족하고 있고 5G에 대해 커버리지 부족과 비싼 요금제 등을 탐탁지 않아 하며 일부 이용자들이 자급제 폰 구매를 선택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불만을 고려, 통신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초 5G자급제 단말기 구매고객에 LTE요금제 개통을 가능하도록 논의 중이다.

통신사들의 ‘짠물’ 공시지원금도 자급제폰 구매 증가에 영향을 줬다. 올해 통신3사는 불법 보조금과 관련해 역대 최대 과징금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의 공시지원금은 소극적으로 책정되는 한편 대리점으로 지급되는 리베이트가 큰 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 기준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원(KT, 월 13만원 요금제)이고 3사의 8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는 15만원 정도다.

사전 예약 개통자에게 제공되는 사은품도 자급제 구매욕을 끌어 올렸다. 삼성전자는 20만원에 달하는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제공했다.

로켓배송으로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는 쿠팡은 카드사 할인 8%, 24개월 카드 무이자 혜택 등 가격 할인을 비롯해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등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자급제폰은 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것으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의 방안 중 하나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