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기존 백신 개발 역량을 십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생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합성항원 백신은 연내 인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잇따라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관련해 러브콜을 받으면서 몸값이 한껏 치솟은 상태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SK바이오사이언스

내년 상장 목표로 성장 지속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5월 SK케미칼(285130)이 기존 백신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백신 개발 전문 업체다. 현재 SK케미칼이 이 회사의 지분 98.04%를 보유하고 있다.

분할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백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의 자체 개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832억원, 영업이익은 22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7.8%, 45.3%씩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백신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도 백신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 시장 진입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IPO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각각 선정했다. 증권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미 상장을 위한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한다. 이 회사의 가치는 핵심 사업인 백신 개발 및 제조 사업을 바탕으로 3조원 내외로 평가되고 있다.

▲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출처=SK바이오사이언스

주특기 살려 코로나19 백신 개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 3개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자체 개발 1건, 빌 게이츠 재단 지원 관련 1건, 국책 과제 1건이다.

이중 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제조 기술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이 한창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빠른 변이 문제로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장기간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범용백신 개발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추진하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국책과제인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 사업에 선정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자신의 부인과 함께 만든 재단을 통해 이 회사에 360만달러의 개발자금을 대고 백신 개발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몸값이 더욱 치솟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배양 독감백신, 자궁경부암백신, 소아장염백신 등을 자체 개발한 R&D 역량을 바탕으로 빠르게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동물시험을 시작했으며, 오는 9월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 SK바이오사이언스 판교연구소에서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사진 왼쪽)과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가 화상으로 참석한 노바백스 스탠리 에르크 CEO와 함께 NVX-CoV2373의 글로벌 공급을 위한 3자간 협력의향서를 체결하고 있다. 출처=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제약사 러브콜 잇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글로벌 제약사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생산 협력을 추진하며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21일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AZD1222’을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백신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하고, 1회 접종에 3~4달러 수준의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는 등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한 달 후 미국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노바백스의 백신 후보물질은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10월께 임상 3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에서 협력사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진행한다. 2012년 완공된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선진 설비를 갖췄다. 연간 생산량도 기존 1억5000만 도즈에서 5억 도즈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협력사의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이후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전략적 파트너사로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면 CDMO 사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