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틱톡과 위챗의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위챗 모기업 텐센과 관련 있는 미국 IT(정보통신 기술)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매출 규모로는 게임 업계에서 세계 최대인 텐센트는 미국을 포함해 다방면의 IT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텐센트가 투자한 회사로는 에픽게임스, 글루, 유니버설뮤직, 게임·연예 기업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스냅과 테슬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레딧, 리프트, 그리고 최근 아마존이 투자한 죽스(zoox)에도 투자했다.

텐센트는 대규모 투자를 하는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에 빗대어 '중국의 소프트뱅크'로도 불린다.

10억달러가 넘는 민간회사에 대한 투자 규모에서 텐센트는 세쿼이아 캐피털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으며 소프트뱅크는 3위를 기록했다.

리서치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텐센트는 올해 53건의 글로벌 투자를 단행한 반면, 소프트뱅크의 투자 건수는 37건이었다.

미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소프트뱅크의 미국 투자 건수는 16건으로 나타난 반면 텐센트는 3건으로 확인됐다.

아룬 순다라라잔 뉴욕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텐센트는 오늘날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투자자"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행정명령이 텐센트의 글로벌 확장 움직임에 심각한 제동을 거는 것과 동시에 미국 IT기업과의 투자 협력도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미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기업의 부담을 확대한다는 지적이다.

해리 브로드맨 전직 미국 무역협상가는 "미국 시장에서 투자자와 현재 기업들의 불확실성 수준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성장이 이미 둔화하고 있는 현재, 경제에 더 큰 불확실성을 주입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존 로 텐센트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행정명령은 미국 내 위챗에 집중돼 있으며 다른 기업에는 집중돼 있지 않다"며 “추가적인 해명책 모색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위챗에만 집중할지 아니면 텐센트를 좀 더 광범위하게 조사할지 그 움직임에 따라 디지털 시장은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