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 의원이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12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해리스 의원과 함께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날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해리스 의원을 직접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청중도 없이 취재진 등 소수의 인원만 참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한 두 사람은 코로나19 부실 대처와 지도력 부재를 언급하며 코로나19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의향을 확실히 표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금은 미국을 재건할 시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안팎으로 만들어 놓은 엉망인 상태를 고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포괄적 계획을 세우겠다"며 “마스크 착용, 확실한 과학을 기반한 지침, 검사의 획기적 확대, 학교와 기업 정상화에 필요한 재원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의원도 "트럼프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진지하게 대응하는 데 실패함에 따라 현재 50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라며 "전문가보다 더 잘 안다는 그의 망상적인 믿음 때문에 현재 미국에서 80초마다 한 명씩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은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날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 시위로 인한 유혈사태가 발생한지 3년째 되는 날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어중간한 태도를 보여 큰 비난을 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신나치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횃불을 들고 현장에 나왔던 날을 기억해야 된다"며 "히틀러의 독일에서 들었던 것 과 같은 용납할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역사적인 도시의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을 기억해야 된다"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도 "우리는 지금 인종차별주의와 불평등에 대한 도덕적 심판을 경험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지금은 미국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며 “경제, 건강, 아이들 등 우리가 우려하는 모든 것이 위태롭다"며 미국이 새 리더십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해리스 의원을 비난한 점과 관련해서 "도널드 트럼프가 징징대는 것은 미국 역사상 그 어떤 대통령보다 잘하는 것이라 별로 놀랍지 않다"고 반격했다.

AP통신은 이날 회견에 대해 "청중은 없고 역사가 넘쳐났다"며 "마스크를 착용한 기자가 캠프 참모와 후보 가족보다 더 많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사람이 코로나19와 인종차별 해소 문제의 적임자를 자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싸우기 위해 어떤 메시지를 융합할지 첫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에 여성이 오른 적은 두 차례 있었지만 흑인 여성이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시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