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가 온라인몰 제네시스 멤버스몰을 통해 모든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굿즈 가운데 하나인 제네시스 장우산. 멤버십 포인트로는 5만9000포인트에 판매되고 있다. 출처= 제네시스 멤버스몰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프리미엄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현대자동차와 차별화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굿즈 마케팅 전략에 힘주고 있다. 필요에 따라 유사한 상표명을 지닌 타 업종 기업과의 특허소송도 불사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제네시스의 이 같은 굿즈 전략을 확대해 전개할 경우 부수적인 이윤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뿐 아니라 고객층을 확장하는데도 일조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제네시스가 굿즈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로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이하 BBQ) 등 타 업체와의 소송 건이 꼽힌다. 제네시스는 13일 현재 BBQ와 상표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가 BBQ를 상대로 먼저 제소했다. 제네시스(GENESIS)는 BBQ(GENESIS BBQ)와 영어 사명 철자가 동일함에 따라 이를 활용한 굿즈를 제작할 경우 상표권을 침해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해 소송을 진행해왔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6년부터 BBQ를 상대로 진행해온 사업별 상표권 소송에서 속옷·스웨터·셔츠 도매업, 가공 식육·육류내장품·육류가공식품 도매업, 동력기계 도매업 등 일부 사업을 제외한 20여종의 사업별 상표권을 확보했다. 제네시스는 이밖에 ‘더마 제네시스 토너’ 등 제품명에 대한 상표권을 기존에 갖고 있던 해외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등 업체와도 같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현재 온라인 채널에서 운영하는 제네시스 멤버스 몰을 통해 모든 소비자들에게 엠블럼을 활용해 제작한 우산, 키홀더 등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상표권 소송을 통해 사업별 상표권을 추가 확보할 경우 해당 품목의 굿즈를 제작·유통할 수 있다. 제네시스 엠블럼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굿즈의 품목 수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가 굿즈를 만들어 고객에게 무상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사업은 이미 업계에서 흔히 전개돼왔다. 현대차 뿐 아니라 지프, 아우디, 벤츠, 페라리 등 여러 국내외 업체들이 해당 품목의 전문 업체와 협업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방식으로 굿즈를 시장에 공급해오고 있다.

출범한지 올해 5년 밖에 되지 않은 제네시스는 현대차와 구분되는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데다 타사에 상표권을 선점 당했기 때문에 그간 굿즈를 제한적으로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제네시스가 최근 상표권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한 사실로 새삼 언론 등에 의해 수면 위로 드러난 점은 한편 높아진 브랜드 위상을 의미한다.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 굿즈, 소비자 판타지 간접 실현’ 수단

완성차 업체들은 또 굿즈를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상품에서 더 나아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로망을 간접적으로 실현시켜주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프리미엄급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주로 굿즈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업체들은 향수 등 비교적 대중화한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초고가 차량 대신 브랜드를 소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 고급차 업체들은 실용성을 갖춘 굿즈로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점에 주목한다. 소비자가 굿즈를 통해 느낀 호감이 브랜드 이미지로 전이되는 데서 더 나아가 차량 구매에 대한 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감각 마케팅 활동을 연구해온 민동원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벤틀리의 경우 항공기의 고급 좌석 승객에 립밤, 핸드크림 같은 용품(어메니티)을 공급하는 굿즈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의 이 같은 브랜드 확장 전략은 기업가치를 높이고 잠재 고객을 실제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는 다만 굿즈를 차량 구매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소송을 통해 상표권을 적극 확보하고 있지만 이를 굿즈 마케팅 전략의 외연을 넓히는 행보로 확대 해석되는 점을 경계한 셈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고객에게 굿즈를 제공함으로써 대우받는 느낌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고객 충성도를 높일 방침”이라며 “또 굿즈를 통해 특별한 고객 경험을 구현함으로써 현대차 브랜드 감성과 차별화하려는 취지도 담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