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물건이 아무래도 뜸하죠. 정부 정책도 있고 관망하는 추세에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D 공인중개업소)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눈치장세(눈치보기)'에 돌입했다. 지난 6월 2주 조사 기준으로 10주 만에 보합권에 머무른 것이다. 지난달부터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내놓는 강력한 규제 영향이 컸다. 실제로 강남권 공인중개업소에서는 "물건이 귀하다"는 말만 할 뿐이다. 

13일 한국감정원 ‘8월 2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돼 0.12%로 집계됐다. 수도권(0.12%→0.09%) 및 서울(0.04%→0.02%)은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방(0.14%→0.15%)은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지난주 대비 축소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 시장은 과세 부담 강화로 매수세가 위축됐다"며 "7.10 대책 관련해 '부동산3법' 국회 본회의 통과와 8.4 공급대책 발표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출처 = 한국감정원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보유세 부담으로 관망하면서, 재건축과 신축단지 위주로 올랐다. 강남구(0.01%)는 압구정동과 대치동 위주로, 강동구(0.01%)는 명일·성내동 위주로 올랐다. 송파(0.00%)와 서초(0.00%)는 매수문의가 감소돼 보합 전환됐다. 

서초구 반포동 L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물건이 많지는 않다. 하나 매물이 나오면 여러 부동산이 물건을 올려 놓을 정도로 거래가 쉽게 되는 편은 아니다"며 "래미안 퍼스티지 30평대 매매가가 30억원 선으로 보면 된다. 호가를 더 높이지는 않고 비슷하다"고 전했다. 

강남 4구 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단지들의 오름세가 심화됐다. 관악구(0.04%)는 지역 내 가격대 낮은 신림동 위주로 올랐다. 영등포구(0.04%)는 공공재건축 기대감 있는 여의도동과 신길동 위주로 상승했다. 

강북 14개구에서는 주거환경 양호하고 호재 있는 지역 위주로 올랐다. 동대문구(0.05%)가 답십리·이문동 등 준신축 위주로 상승했다. 중랑구(0.05%)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이전 호재 영향이 있고, 상봉동 중저가 위주로 올랐다. 

다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매수세가 위축됐다. 정부는 지난 8.4 대책에서 서울 내 정비해제구역에서 공공재개발이 가능하도록 했다. 강북권 뉴타운과 정비구역 등이 있는 노원(0.02%), 도봉(0.02%), 강북(0.03%)에서 개발 기대감이 커졌다. 

인천·경기 지역도 7.10 대책 이후 관망세가 짙어졌다. 인천은 부평구(0.05%)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와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 호재와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올랐다. 서구(0.03%)는 주거환경 양호하거나 교통여건 편리한 청라·신현·마전동 위주로, 연수구(0.03%)는 연수·옥련동 중저가 위주로 상승했다. 남동구(-0.03%)는 매수세 위축되고, 상승폭 높았던 단지에서 매물가격 하락세 보였다. 

6.17 대책과 7.10 대책 영향으로 경기 지역은 그간 상승폭이 높았던 용인(0.21%→0.13%)과 수원시(0.13%→0.07%)는 상승폭이 축소됐다. 호가가 바로 실거래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힐스테이트 영통' 전용 84.88㎡은 지난달 31일 8억4000만원(3층)에 매매 거래됐다. 현재 8억7000만~9억9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지만 거래 되진 않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0.35%)가 3기 신도시와 고양선 개통 기대감으로 상승폭 적었던 신원동 위주로 올랐다. 하남시(0.32%)는 5호선 개통(8.8) 등에 따른 교통확충 기대감 높은 가운데 신장·덕풍동 위주로, 남양주시(0.25%)는 GTX·6호선 연장 기대감 등으로 상승했다. 

지방은 5대 광역시가 0.14% 상승했다. 대전(0.28%)은 유성구(0.37%)가 세종시 인근 지족·하기동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올랐다. 대덕구(0.40%)는 트램 2호선과 혁신도시 영향 있는 가운데, 석봉·법동 위주로, 서구(0.25%)는 직주 근접성 양호한 둔산동과 도안신도시 신축이 상승했다. 

광주(0.01%)는 호우피해 등으로 거래 활동이 위축됐다. 남구(0.05%)는 노대·방림동 대단지 위주로 올랐다. 광산구(0.02%)는 수완·신가동 등 중저가 단지 위주로, 동구(0.01%)는 학동 위주로 상승했다. 

세종(2.77%→2.48%)은 상승세가 지속됐다. 새롬동 '새뜸마을14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 98.64㎡은 지난 6일 12억50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새롬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호가와 실거래가가 많이 올라서 매수와 매도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정부부처 이전 기대감으로 청사 인근 단지를 비롯한 조망 양호한 단지 등 세종시 전 지역에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