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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반도체 자급자족' 로드맵...퍼즐 맞춰진다SKC, SKC솔믹스 100% 자회사 편입 추진
▲ 경기 평택에 있는 SKC솔믹스 본사 전경. 출처=SKC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SKC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SKC솔믹스의 지분을 모두 인수한다.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의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이어 SKC까지 반도체 관련 사업에 집중하며 SK의 반도체 수직 계열화에 가속이 붙게 됐다.

SKC솔믹스는 SKC와 SK가 각각 맞추는 퍼즐에 모두 들어가는 핵심 조각이다. SK 전체의 관련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SKC의 미래 먹거리 3첩 반상…친환경, 모빌리티, 그리고 반도체

SKC는 자회사 SKC솔믹스에 대한 지분을 100%로 확대해 SK솔믹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SKC 주식은 약 2600만주로, 42.2%의 지분이 남아 있는 셈이다. SKC는 공개 매수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남은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개 매수는 13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진행되며, 가격은 프리미엄을 고려해 산정된다. 공개 매수 되지 않는 SKC솔믹스 주식은 SKC 1주 대 SKC솔믹스 14.5주 가량의 비율로 교환할 예정이다.

SKC솔믹스는 반도체 장비 부품 업체로, 실리콘·쿼츠·알루미나·실리콘카바이드 등으로 반도체 공정용 부품을 만드는 사업이 주력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부품·장비 세정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했으며, 올해 안으로 중국 우시에 세정 공장을 설립해 내년 상업화에 돌입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SKC는 반도체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흡수 합병은 아니고 반도체 사업의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개편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기존에는 SKC의 반도체 사업이 반도체 소재 부문과 자회사 SKC솔믹스 두 부분으로 나뉘어 운영돼 왔다면, 이번 구조 재편을 통해 제품 개발 및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이 더 빨라지는 등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양사 간 사업 품목 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이와 관련해 SKC 관계자는 "SKC만의 제품과 SKC솔믹스의 제품이 따로 있다"면서 오히려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SKC의 반도체 소재 부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지난 2분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보다 증가해 각각 1008억원과 39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반도체 업황은 회복되면서, 반도체 웨이퍼를 연마하는 CMP패드와 세라믹 부품 등의 판매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SKC 입장에서는 코로나19발 경기 침체에도 견조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는 산업을 키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미 SKC는 반도체 사업의 확장을 '소재' 부문에서 꾸준히 타진해왔다. 특히 일본 수입이 90% 이상인 하이엔드급 블랭크마스크의 국산화에 성공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새길 때 사용하는 포토마스크의 원판으로, 한마디로 반도체 노광 공정의 핵심 소재다. 세계 블랭크마스크 시장은 매년 팽창 중이며 오는 2025년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인데, 일본 업체 2곳이 약 9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 특성상 기술의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SKC는 블랭크마스크의 제조 기술 확보를 넘어 지난해에는 총 430억원이 투입된 충남 천안 소재 신규 공장을 완공했으며, 올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세계 2번째로 메모리 반도체의 전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CMP패드를 제조하는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천안에 CMP패드 제2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는 소재 전문 기업인 SKC가 미래 먹거리로 삼은 3가지 분야 가운데 하나다. SKC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SK넥실리스를 올해 3월 출범한 것이 1단계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이며, SKC솔믹스 100% 자회사화가 이를 이은 2단계 BM 혁신이라고 보고 있다. 미래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친환경·모빌리티·반도체 분야에 주력해 소재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한편, SKC는 이완재 사장 취임 이후 가장 역동적인 체질 개선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활발한 인수·합병(M&A)과 자산 효율화를 통해 SK그룹이 강조하는 '딥 체인지'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폴리이미드(PI) 필름 제조 자회사 SKC코오롱PI와 화학 사업 일부를 매각해 SK넥실리스 인수 대금을 마련한 게 대표적 사례다. 또 SKC는 최근 화장품 원료 제조 업체인 SK바이오랜드와 관련해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HCN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업 범위는 축소하되 주력 산업에 힘을 싣는 식으로 구조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퍼즐 맞춰지는 SK의 반도체 '수직 계열화'
▲ 출처=SK하이닉스

SKC의 이번 행보는 SK의 반도체 '빅 픽처' 완성을 위한 퍼즐 조각으로도 볼 수 있다. 반도체 사업 전반의 주축인 SK하이닉스를 위한 전략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더 탄탄해진 반도체 소재 공급망을 확보함으로써 사업성에 더욱 탄력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는 SK하이닉스 인수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도체 산업을 통해 큰 폭의 성장세를 이루어 냈다. 지난 2012년 최태원 SK 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할 당시만 해도 경영진의 만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 총액 2위에 자리한 등 명실상부 SK 최고의 캐시 카우로 역할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견조한 수익성을 위해, SK는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관련 분야의 수직 계열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SK는 2015년 반도체 제조용 특수 가스 업체 SK머티리얼즈 인수를 시작으로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진출했고, 2017년에는 반도체 칩용 웨이퍼 업체 SK실트론과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며 기술 경쟁력을 높였다.

이 업체들 또한 SK 합류 후 공격적으로 자회사를 늘리면서, SK의 반도체 소재 수직 계열화에 기여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 화학 업체들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트리케미칼과는 3차원(3D) 낸드플래시의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SK트리켐을, 쇼와덴코와는 반도체용 식각가스 제조사인 SK쇼와덴코를 조직했다.

특히 반도체 공정용 가스 분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힌 모습이다. SK머티리얼즈는 SKC에어가스와 한유케미칼의 지분까지 인수하면서 식각가스에 이어 에어가스·탄산가스 등까지 확보하게 됐다. 올해 2월에는 금호석유화학의 포토레지스트 사업을 인수해 반도체용 감광액 자체 개발에도 나섰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기도 한데, 지난해 7월부터 일본이 대한국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정한 반도체 핵심 소재 3종 중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등의 국산화를 수행 중이기 때문이다. 불화수소가스 경우 이미 지난 6월 국내 양산에 돌입했으며, 포토레지스트는 2022년 대규모 생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품목들은 종전까지 일본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고부가 상품으로, 기술 자립화 및 탈(脫)일본 성공 시 국내 업계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SK실트론은 미국 화학 업체 듀폰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웨이퍼 공급선 다변화를 꾀한 동시에 일본의 독주도 효과적으로 견제했다.

미국과 유럽의 소수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는 시장을 뚫었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소재 업계의 위상을 높였고, 또 일본이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 뛰어드는 대신 차세대 소재 개발에 나서 트렌드를 전환했다는 평가다.

한편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또한 반도체 소재 사업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SKC의 이번 구조 개편에 따라 추가적 사업 조정이 이뤄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박민규 기자  |  minq@econovill.com  |  승인 2020.08.13  1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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