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에릭 슈미트 지음, 김민주·이엽 옮김, 김영사 펴냄.

2016년 4월 어느 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서톤의 한 풋볼경기장에 제프 베조스(아마존),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구글), 팀 쿡(애플),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기업가 수백 명이 모였다. 수일 전 타계한 한 인물을 추모하는 자리였다. 그는 어떤 사람이었기에 기라성 같은 재계 리더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일까?

주인공 윌리엄 빈센트 캠벨 주니어(빌 캠벨)는 실리콘밸리 CEO들의 ‘숨겨진 스승’이자 ‘위대한 코치’로 불렸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이베이, 인투이트…그가 도와준 기업마다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해 ‘1조 달러 코치’라는 별명도 붙었다. 구글 전 회장 에릭 슈미트는 “그가 없었다면 애플도 구글도 지금의 모습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책에 따르면, 무명의 풋볼 코치 출신인 캠벨은 팀 스포츠의 승리 공식을 비즈니스에 이식해 ‘팀플레이’의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그가 주요 기업들을 코칭하며 일궈낸 공동체 정신, 존중의 문화, 협력의 커뮤니티는 지금도 실리콘밸리 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직원 존중=그는 직원들을 존중했다. 직원들의 업무뿐만 아니라 삶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항상 스몰토크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언제나 “부하 직원들의 안녕과 성공”이라고 답했다.

▲창업자 존중=그는 창업할 용기와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특별히 존중했다. 그들만이 가진 회사에 대한 사랑과 비전 때문이었다. 2000년 아마존 이사회가 제프 베조스에게 사직을 요구했을 때 베조스를 구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경쟁 보다 협력 중시=그는 최고의 혁신은 경쟁이 아닌 협력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팀플레이를 깨고 개인 기량을 뽐내려 할 때 팀은 무너진다. 팀을 위해 개인의 성과를 양보할 수 있는 사람들로 이뤄진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낸다.

▲팀 우선=그는 팀이 성공하려면 팀의 목표를 위해 개인 목표를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2004년 에릭 슈미트가 구글 이사회 의장직 사임을 요구받고 실망감에 퇴사를 결심했을 때 빌은 “의장 사퇴가 회사에 최선의 결정이며 구글은 여전히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 설득했다.

▲리더는 코치가 되어야=멘토는 지혜를 알려주는데 그친다. 반면, 코치는 자신의 소매를 걷어붙이고 손에 직접 흙을 묻힌다. 업무 속에 뛰어들어 구성원들이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이끌어준다. 팀내 긴장감을 해소해주며, 경쟁 관계인 개개인을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동료들로 만들어준다. 팀을 이끄는 관리자가 이 같은 코치가 되어야 한다.

▲’합의’보다 ‘최고 아이디어’=그는 종종 “합의(concensus)는 개나 줘버려!”라고 말했다. 합의보다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도출하라는 것이다. 모두가 공개적으로 의견을 내고, 함께 솔직하게 토론하며,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진실된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팀 회의 때 마지막에 말하는게 좋다. 최고의 아이디어가 모이지 않을 경우 리더가 나서서 직접 의사결정을 하거나 팀원들을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