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중국의 경제 지표가 호조를 띄고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3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10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7%(0.72달러) 뛴 41.9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1.3%(0.59달러) 오른 44.99달러에 체결됐다.

중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 물가 지수(PPI)가 전년 동월 대비 2.4% 떨어졌다. 6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이긴 하나,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2.5%를 웃도는 동시에 전월 3.0% 하락보다 개선된 수치다. 7월 소비자 물가 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오르면서 전월 상승률인 2.5%보다 확대됐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 경영자(CEO)가 원유 수요에 대한 낙관론을 펼친 점도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나세르 CEO는 지난 주말 "에너지 분야에서 부분적인 회복세가 관측된다"며 "특히 중국 등 아시아의 수요 반등세가 강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돌아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유행의 둔화세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집계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 9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약 4만7000명으로 일주일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미 정부와 야당인 민주당이 신규 부양 패키지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실업 보험 추가 지원의 연장 및 급여세 납부 유예 등을 내용으로 하는 행정 조치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의회의 합의를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으나, 동시에 이번 행정 조치의 실제 실행 가능성 및 부양 효과 등에 대한 불확실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조치가 위헌이라며 반발, 법적 투쟁을 예고했으며 주요 외신들은 소송 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 조치 발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하원 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주 결렬된 부양책 합의를 위한 만남을 원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부양책 규모의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합의를 촉구했으나, 지방 정부 차원의 1조 달러 규모 지원 등 민주당의 일부 주장에는 타협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은 미국의 이번 부양책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고 같은 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