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인천광역시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CMO(위탁생산)·CDO(위탁개발) 선두주자로 거듭나기 위해 네 번째 공장을 짓는다. 제 4공장이 완공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2만리터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전 세계 CMO 시장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 4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 "고객사들의 공급 요청과 더불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성장 속도, 글로벌 제약사들의 CMO/CDO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제 4공장 증설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폭발적인 CMO 수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급증하는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 4공장 증설에 나선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량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매출의 2.5배 수준인 1조 8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수주했다. 품질 경쟁력과 최첨단 설비 기술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비롯한 위탁 생산 및 개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2020년 주요 수주내역.(단위:억원) 출처=전자공시시스템, SK증권

수주량이 늘어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가동률은 최고치를 향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이 회사의 1, 2 공장은 풀가동됐다. 3공장은 20%의 가동률을 기록했지만 4000억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계약으로 6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폭발적인 수주로 이 회사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94% 급증한 307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1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자체 생산 비중이 높았던 바이오제약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안정적 신약 개발과 공급을 위해 CMO와 CDO 의존도를 늘리는 등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개발과 생산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며 "이번 제 4공장 증설 결정은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인천 송도에 256KL 규모의 '슈퍼 플랜트'

제 4공장의 생산량은 25만6000리터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시설인 3공장(18만ℓ)을 뛰어넘는다. 총 연면적은 약 23만8000㎡로 1·2·3공장의 전체 연면적 24만㎡에 육박한다. 상암월드컵 경기장의 1.5배에 달하는 규모다.

제 4공장은 올해 하반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오는 2022년 말부터 부분 생산에 돌입한다. 제 4공장이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 리터의 생산 규모를 보유하게 된다. 글로벌 전체 CMO 생산 규모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별 Capacity 현황.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에 독창적인 설계 기술과 함께 기존의 1·2·3공장 건설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접목할 예정이다. 최첨단 설비와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고 효율의 친환경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제 4공장은 규모만이 아니라 기능 측면에서도 바이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면서 "속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제 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 생산까지 '원 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 플랜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6조원 생산 유발 및 2만7000명 고용 창출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 4공장 건설에 1조 74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추가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고, 바이오벤처 육성 공간인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2 바이오 캠퍼스 설립을 위해 인천 송도에 10만평 규모의 추가 부지 확보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협의 중이다. 향후 제2 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가 진행되면 전체 투자비는 2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17년 완공된 3공장 투자비인 850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 9년간 누적 투자액인 2.1조원에 버금가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다.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25만6000리터 규모의 제 4공장 증설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대규모 일자리 창출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4공장 건설로 임직원 1800여명을 추가 채용하고 별도 건설인력 6400여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이로 인한 고용창출효과는 약 2만7천명, 생산유발효과는 약 5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주주, 고객, 정부, 그리고 지역사회의 지원과 협력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세계 최고의 CMO·CDO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번 제 4공장 건설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이오 산업이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품질의 바이오 의약품을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개발, 생산하여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