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 연이은 정부 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 국면이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 것처럼,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부동산을 통한 재태크 방법은 다양하다. 주택시장의 규제와 저금리로 인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고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을 만나 소용돌이치고 있는 부동산시장 상황과 그에 따르 재테크 전략을 물었다. 

▲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Q 12·16, 6·17, 7·10 등 연이은 부동산 대책 후 주택 시장이 확실히 위축됐습니다. 현 부동산 시장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연 이은 대책들은 부동산시장의 경색국면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강화 일변도의 강도 높은 규제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쏟아지면서 부동산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7·10부동산 대책은 향후에도 더 강도 높은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를 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영향이 클 전망입니다.

현재 초저금리 시대로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 돈의 흐름도 여전히 둔화된 상태입니다. 국내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수도권은 거의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됐고, 지방도 수도권 규제의 반사이익이 국지적으로 가격 급등의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규제들로 인해 부동산 거래는 다소 진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기존의 전월세 가격 상승과 전월세 부족문제는 향후 더 커질 것으로 보여 주택가격도 안정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결국 공급정책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는데, 발표된 서울의 공급량 역시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3기 신도시의 공급이 4~5년이 지나서 있을 전망이라는 점에서 당장에 공급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도 마땅치 않습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요소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정부가 의도하는 집값 안정은 사실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또한 실수요자들의 시장인 임차시장으로 자산시장의 매력감소에 따른 수요가 몰릴 수 있어 더욱 부동산시장의 불안정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한 방송을 통해 넘쳐나는 유동자금이(시중 금리가 마이너스) 부동산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투기수요가 부동산에 몰리면서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고 진단했는데요, 부동산 시장에서의 투기와 재테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투기와 재테크는 엄연히 다릅니다. 부동산은 말 그대로 재산의 형태로서 오랫동안 재산 형성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지금 고가의 아파트들은 살다보니 저절로 고가의 아파트가 된 것이고 이 마저도 주택 구입을 위해 저축과 대출을 통해 산 것들입니다. 재산을 형성하는 한 수단이 주택이 된 것으로, 스스로 가격을 조장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구입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집에서 살고자 하는 욕망을 투기로 볼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 투기목적은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부동산 투기 근절은 정밀한 세제 등 정책에 의해서 근절될 수 있습니다. 투기를 잡겠다고 모든 국민들에게 부담을 떠안긴다면 이건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보다 투자자와 실수요자를 구분하는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중요할 것으로 봅니다.


Q 현재 중요한 점은 유동자금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계속돼다 보니 안정적인 자산인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투기 수요를 잡겠다는 정부의 대책이 연이어 터졌는데요, 내집마련을 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을 위한 팁이 있을까요?


A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커지고 있어 당분간 대출금리가 하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여기에 시중 통화량이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유동자금의 규모가 크다는 것입니다. 이중 부동산 유동자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부동산 유동자금을 주식이나 기타 투자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이 당장 과열된 시장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투자처들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내 집 마련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죠. 향후 공공분야의 주택공급 확대와 공공주택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이 지속적으로 보이는바, 이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추진되고 있는 수도권의 경우에는 수도권 광역교통망과 이를 연계된 인접도로 신설 및 교통체계 개선, 그리고 지방에서는 지역 SOC 투자 계획 등 추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생활권 뿐 만 아니라 신규 혹은 확장되는 지역개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시장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주택 구입 전략이 필요합니다. 

▲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Q 이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직까지 부동산 재테크가 유용하다고 보시는지요? 그렇다면 어떤 상품이 있을지요?


A 초저금리시대가 지속될 전망이고 세계 및 국내경제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는데 있어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서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급속히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또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구 수 증가가 지속되고 있고 수도권의 주택 수요가 급속히 꺾일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에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수요는 여전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단기적으로는 주택시장 규제와 저금리기조로 인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겠지만, 여전히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클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연구원에서 지난 2월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 국민들의 70%가 아파트를 향후 가장 인기 있을 부동산 상품으로 응답했습니다.

당분간 부동산 특히, 주택에 대한 투자 상품으로서의 기대는 불가피합니다. 다만 정부의 주택 투기를 막기 위한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중장기적으로 정책이 주는 영향의 범위가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실수요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함께 고려된다면, 과도한 주택 투자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Q 최근 ‘줍줍’이 시장에서 화두가 되었습니다. 이곳에 20~30대의 젊은 층이 대거 몰렸기 때문인데요, 이유는 무엇이며 앞으로 진단을 부탁드립니다.


A 사실 자녀도 없고 무주택기간이 짧은 청약자들의 당첨 기회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이렇다보니 20~30대가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가리는 무순위 청약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추첨되거나 청약 가점을 쌓아야 하는 상황에서 ‘줍줍청약’은 기회로 인식되기 때문이죠. ‘줍줍청약’을 통해 당첨돼도 현재 여건상 계약금 및 중도금 납입, 대출제한 및 양도소득세 등 경제적부담, 재당첨금지 등의 불이익이 있어도 실제 계약여부와는 상관없이 재산형성의 목적으로 줍줍 열풍은 지속될 것 같습니다. 

지난 세대의 주택마련은 젊은 시기에 직장에서 땀 흘려 일하며 저축을 통해 재산을 증식하고, 이를 주택 구입을 통해 재산을 형성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아무리 빨라도 30대 중반 이후나 40대가 돼야 주택을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택구입의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20~30대의 주택구입 기회에 대한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Q 주택시장에서도 다양한 재테크 상품이 있습니다.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 혹은 당부의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정부 정책의 혼선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안정화 정책의 방향이 시간에 지남에 따라 정교해지고 부동산시장 정책 의도가 어느 정도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기적 성향의 부동산 매매에 대해선 다양한 세제와 정책을 통해 대처해나갈 것입니다. 다른 한 측면에서는 주택에 대한 다양한 수요 욕구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책적 고려도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도 어느 정도 재산형성의 한 수단이 되겠지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점을 투자시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프롭테크 발전과 부동산 산업화 진전으로 인해 다양한 상품들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재고주택 2000만호 시대가 곧 도래 할 것입니다. 또 다른 재고주택 증가는 주택시장에 또 다른 정책의 발굴과 시장의 형성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해보면, 향후 주택시장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어지는 바, 현재와 같은 투자방식에 얽매기보다는 변화하는 수요양식과 투자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Q 최근까지도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봐라보는 눈은 ‘투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동산 대책에는 이를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제재(예를 들어 2년 이상 실거주 등)를 담았습니다. 이에 가로정비주택사업, 꼬마빌딩, 지역주택조합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실제 상황은 어떤지, 대체 상품으로의 가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신규 주택구입 및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의 강화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발표된 공급확대 정책에 따라서 관심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재건축을 틀어막은 초과이익환수제를 놔둔 채 ‘공공참여형 고밀도 재건축’을 내놔 재건축의 동력인 개발이익을 대부분 환수한다는 것은 재건축시장의 활성화에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합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조합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서 소위 ‘미니재건축’즉,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정부의 지원제도가 마련되고, 공공참여형 및 민간개발사업형 등 사업방식도 다양해졌습니다. 그러나 수익성이 확보되는 사업에 대한 투자는 역시 제한적입니다. 더욱이 지역주택조합은 더욱 그러합니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담보하는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Q 그렇다면 세대 분리형 아파트, 빌라 및 다세대, 땅콩주택 등이 재테크 상품으로 뜨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그만큼 주택에 대한 수요가 다양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생활패턴, 가족구성원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단독의 주택보유에서 소유의 개념도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대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작아지고 도시생활의 효율적 공간의 활용이라는 실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단순히 좋은 집을 싸게 산다? 이런 재테크 말고도 같은 값이면 금융 상품을 잘 이용해 이자율을 줄인다든지 하는 방법으로도 재테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금융상품을 꼽는다면?


A 당장의 주택 구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세 및 월세 등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 등을 활용은 매우 유용합니다. 특히 각종 청년, 사회적 배려자 등 특례조치에 해당하는 경우,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합니다.

또한 최근 노후 주택의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데 노후한 주택을 정비하는데 있어 유용한 자금 지원책들이 국토부의 그린 리모델링, 및 서울시 등 지자체의 주택정비 지원, 그리고 HUG의 자율주택정비사업 융자 등 다양한 지원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관심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Q ‘슬기로운 재테크’, 과연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경우, 최고의 재테크는 무엇일까요?


A 다른 무엇보다도 무리하게 집값이 높은 지역이나 투기적 수요가 많은 지역에 대한 주택 구입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상황으로 볼 때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가 급격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고 수도권과 지역에 대한 교통 및 생활 인프라 확충이 가속화되고 도시재생사업이 활성화됨에 따라서 성장 지역의 범위도 다양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향후 변화되는 지리적 여건과 교통 여건, 그리고 생활 여건 등이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바, 다양한 개발정보와 향후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 주택 구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다 중장기적인 시각과 자신의 상황 즉 일, 가족, 그리고 생활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적인 노력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