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앞으로 쌍용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해 쌍용차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포기할 방침이다. 하지만 마힌드라그룹이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을 경우 앞서 쌍용차 투자금을 빌린 금융기관에 제시했던 ‘대주주 지위 유지’ 조건에 대치된다. 신규 투자자에 쌍용차 투자금 상환 의무를 넘기는 셈이어서, 신규 투자자를 찾을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7일(인도 시간)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마힌드라그룹 이사회는 쌍용차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더 이상 쌍용차에 (그룹) 자금이 나가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마힌드라그룹은 지난 2010년 5225억원을 투입해 쌍용차를 인수한 뒤 유상증자를 두차례 더 실시함으로써 총 1300억원 추가 투자했다.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생산 노하우를 확보해 인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투자를 단행해왔다. 하지만 전세계 자동차 산업이 꾸준히 침체기에 머무른 데다 업계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등 요인으로 인해 쌍용차에 대한 투자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올해 발발한 유행병 사태는 마힌드라를 더욱 시름에 빠지게 만들었다.

마힌드라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는 쌍용차의 지분을 매각하는데 성공할 경우 기업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쌍용차 투자금을 차입한 JP모건, BNP파리바 등 금융기관과 약속한 ‘쌍용차 지분 51% 유지’ 조건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해당 조건에 따라 쌍용차에 신규 투자함으로써 대주주 지위를 얻은 투자자는 마힌드라의 차입금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

마힌드라는 당초 유상증자를 실시함으로써 공동 투자자를 찾을 계획이었지만 입장을 선회했다. 경영난을 떨쳐내지 못하는 쌍용차를 손절함으로써 제 살길 찾기에 나선 모양새다.

파오나 쿠마르 고엔카 마힌드라그룹 최고경영자(CEO·사장)는 7일 컨콜에서 “마힌드라그룹이나 쌍용차가 신규 투자자를 찾을 경우 마힌드라그룹의 쌍용차 지분은 50%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