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경쟁사가 최근 몇 가지 부정 이슈에 휩싸여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회사 매출이 늘었지요. 임원들은 이 기회를 살려 대대적으로 마케팅과 영업을 하자고 합니다. 근데 다른 회사 불구경이 위험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마케팅과 영업 관점에서 호기를 잡아 그 기회를 극대화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단, 위기관리 관점에서 경쟁사에 대한 불구경식 관망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에 베이루트라는 도시에서 질산암모늄 저장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최초 연기가 보이자 그 장면을 여러 주변 사람이 자신의 스마트 폰으로 촬영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사람들이 사건이나 사고 현장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는 적절하지 않으며 매우 위험한 행동일 수 있습니다. 일단 연기가 피어오르거나 폭발음이 나는 경우에는 무조건 그 반대쪽으로 최대한 신속히 이동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연기나 불꽃을 보면 안전한 곳으로 멀리 도망가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기업의 위기에서도 그런 안전 원칙은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얄미울 정도로 경쟁하던 경쟁사가 갑자기 어떤 부정 이슈에 휩싸였다고 할 때 그 경쟁사로서 자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그들의 상황을 그대로 바라보며 고소하다는 듯 웃음을 머금는 것이 최선일까요? 그들의 이슈를 바라보며 그 이슈에 더욱 더 불을 지펴주는 것이 전략적일까요?

무엇보다도 시급한 위기관리 실행은 자사에게도 그런 유사한 부정 이슈의 조짐이 있는가, 그러한 부정이슈 발발 가능성은 혹시 없는가, 우리에게 유사한 이슈가 발생하면 우리는 저들과 달리 좀더 잘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들의 부정 이슈나 위기를 보고 우리를 스스로 살피는 실행이 가장 먼저라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위기는 유사한 형태로 여러 기업에게 공히 나타납니다. 특히 동종업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 해당 경쟁사에게만 발생되는 위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살펴보면 자사에게도 어느 정도 발생가능성과 조짐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이런 경우에는 불타는 집의 바로 옆집 같은 마인드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좀더 전략적일 것입니다.

경쟁사뿐 아닙니다. 여타 다른 기업들의 다양한 이슈와 위기에 대해 최대한 주목해야 합니다. 그 이슈나 위기의 원인을 단순화해 재미있는 소재거리로만 삼지 마십시오. “저 회사는 오너가 이상해서 그래” “저 회사는 품질관리가 엉망이지” “저 회사는 원래 갑질로 유명하지” “저 회사는 직원들이 컴플라이언스에 신경 안 써 그런 이슈가 발생한 거지” 등의 단순한 외적 시각은 자사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우리는 어떻지? 진짜 저 회사와 다를까?” “우리는 저들 보다 더 나은 역량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사에 대한 내적 시각과 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우리집을 등뒤로 하고 옆집의 불 구경만 하는 형국은 매번 위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