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틸컷에서 아우라가....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티저 영상에서 엿보인 이미지는 한국 누아르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신세계>와 유사했다. 작품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어둡고 끈적한 분위기부터 황정민·이정재를 앞장세운 주연 투톱까지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신세계처럼 시종일관 어둡고 우울하게 유지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전개를 보여줌으로 작품만의 매력을 충분하게 발산했다. 무엇보다도 누아르적 요소가 있음에도, 영화 관람 등급을 19세 관람가가 아닌 15세 이상 관람가로 낮추고 영화의 장면들을 이 등급에 적절하게 맞춘 것은 매우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많은 작품으로 검증된 배우들의 연기다. 마지막 암살 임무를 마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순간, 예상치 못한 계기로 한순간에 도망자가 된 암살자 ‘인남(황정민)’, 인남의 목숨을 집요하게 노리는 사이코패스 야쿠자 ‘레이(이정재)’의 서로를 잡아 먹을듯한 대결이 주는 긴장감은 작품의 초반부터 마무리까지 계속 유지된다. 각 배우가 캐릭터에 몰입해서 발산하는 역량이 잘 드러난다. 

▲ 격렬한 격투가 잠시 중단된 상황에서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두 주인공.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조연 배우들 역시 온갖 유명 작품들에서 신 스틸러로 활약했던 이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극중에서 가장 빛나는 이는 배우 박정민이다. 극중에서 보이는 그의 연기는 ‘과연 이 배우가 지닌 역량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서 깊이 연구하고 준비한 흔적이 많이 엿보인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박정민은 연기의 천재임에 틀림없다. 

시퍼렇게 날이 선 칼날과 총탄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펼쳐지는 두 주인공의 격렬한 격투 액션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액션 부분에서는 영화 <아저씨>의 느낌이 살짝 오버랩되기도 한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그리고 영화의 주된 배경인 태국 방콕을 넘나드는 로케이션 스케일도 영화와 잘 맞아 떨어진다. 또 한 가지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바로 오마주(Hommage·특정 작품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대사나 장면을 영화에서 인용하는 것)다. 빠르게 전환되는 한 장면에서는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한 장면이 살짝 엿보인다. 

물론, 영화가 전하는 CJ엔터테인먼트 영화 특유의 ‘사회적 메시지’가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평론들도 있다. 나름 일리가 있는 지적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철저한 오락영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닌 듯하다.   

정리하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배우들의 열연, 누아르와 액션의 적절한 조화, 이해하기 쉽고 빠른 스토리 전개 등의 요소로 보는 이들을 작품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